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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

말의 무거움: 衆口鑠金 積毀銷骨

by 최인표 2020. 11. 9.

말의 무거움: 衆口鑠金 積毀銷骨

삼국유사수로부인 조를 보다 衆口鑠金(여러 사람의 말은 쇠를 녹인다.)이란 말을 보았다. 어떤 노인이 동해 용에게 납치된 강릉태수 순정의 부인 수로를 구할 방법으로 海歌(해가)를 가르쳐 주면서 한 말이다. 이에 따라 순정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 해변에서 해가를 부르게 하였더니 수로부인을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전체 내용은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만 동해 용으로부터 수로부인을 구하는 방법으로 衆口鑠金을 제시한 것은 말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눈여겨 볼만한 것이다. 海歌의 내용은 이러하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 놓아라./남의 부인을 빼앗아간 죄가 얼마나 큰지 아느냐/만약 내놓지 않으면/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서 먹으리라.」 「衆口鑠金사기83, 노중련, 추양열전 제23 추양전에서 참소를 받은 추양을 위나라 효왕이 감옥에 가두었을 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올린 글에 衆口鑠金 積毀銷骨(여러 사람의 말은 쇠를 녹이고, 비방하는 말이 쌓이면 뼈를 삭인다.)이 보인다. 추양이 많이 억울하였던 모양이다. 한편 논어이인 편에 子曰 古者 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옛날에 말을 함부로 내지 않은 것은 躬行이 미치지 못할까 부끄러워해서였다.)라는 구절이 보인다. 말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실천하기 어려움을 나타낸 것이다. 앞의 두 예와 내용상 조금 다른 것이기는 하지만 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논어에는 이외에도 말과 실천에 대해 언급한 것이 많이 있다. 바야흐로 말, ,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말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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