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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

술 마시기-『論語』 鄕黨

by 최인표 2020. 11. 9.

술 마시기(고전읽기 4)

언젠가 방송에서 경찰관의 일상과 관련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경찰관이 밤낮으로 지역의 치안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내용이었다. 그 중에 술에 취한 사람들과의 승강이를 다룬 것이 많았는데 경찰관을 아주 곤혹스럽고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였다. 술로 인하여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로는 노소, 남녀의 구별이 없었다. 또 술 때문에 건강을 해친 예도 많이 보고 들었다. 술이란 그런 것이다. 그런데 논어향당편을 읽다보니 술과 관련된 내용이 보인다. 논어향당 편은 공자의 의복, 일상적 생활, 음식 등과 관련된 내용을 제자들이 기록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회를 먹는데 잘게 썬 것을 좋아하셨다.’ ‘잠잘 때는 반드시 잠옷을 입었는데 길이가 한 길하고 또 반이 있었다.’ ‘와 같은 것이었다. 이 중에 술과 관련해서 이런 것이 보인다.

肉雖多 不使勝食氣 唯酒無量 不及亂(고기가 비록 많으나 밥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게 하였다. 오직 술만은 양을 제한하지 않았으니 어지러움에 이르지 않게 할 뿐이었다.(論語鄕黨)) 했다.

논어향당편에 나오는 공자의 일상생활은 모든 것이 규칙이 있어 제한된 바가 많았다. 그럼에도 술을 마시는데 있어서는 양을 제한하지 않고 다만 어지러움에 이르지 않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풀이한 주자의 주석에는 술은 사람을 기쁘게(合歡) 하는 것이므로 양을 제한하지 않고 취하는 것으로 절도를 삼아 어지러운 지경에 이르지 않게 하신 것이다.” 했고, 정자는 어지러운 지경에 이르지 않는다는 것은 비단 정신을 어지럽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록 血氣일지라도 어지럽게 해서는 안 되며, 다만 몸에 훈훈하게 하면 그쳐야 한다.” 했다. 곧 공자가 생각하는 술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술을 마셔 기분이 좋으면 술을 마시는 목적은 다 한 것이다. 술을 마실 때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러므로 양을 제한하지 않고 단지 지나치게 술을 마셔 어지러움(취함)에 이르지 말아야 한다. 정도로 한계를 지운 듯하다. 나는 오랜 벗들과 함께 할 때 소주 한 병 정도면 그저 콧노래가 나오고, 두 병이면 어질어질하고, 말이 많아져 후회하고, 3병이면 몸이 몹시도 괴로워 술 끊는다고 다짐한다. 또 혼자 마실 때, 급하게 마실 때, 유쾌한 기분으로 마실 때, 우울한 기분으로 마실 때, 웃어른과 마실 때, 아랫사람과 마실 때가 다르니 성현이 말씀하신 것처럼 술을 양을 제한 할 것은 아니다. 기분 좋게 마시고 즐거울 때 그만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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