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二十六回:袁本初敗兵折將,關雲長挂印封金
제26회 원본초(원소)의 군대는 패하고 장수는 꺽였으며, 관운장은 관인을 걸고 재물을 봉하다.
卻說袁紹欲斬玄德。玄德從容進曰:「明公只聽一面之詞,而絕向日之情耶?備自徐州失散,二弟雲長未知存否;天下同貌者不少,豈赤面長鬚之人,即為關某也?明公何不察之?」袁紹是個沒主張的人,聞玄德之言,責沮授曰:「誤聽汝言,險殺好人。」遂仍請玄德上帳坐,議報顏良之讎。帳下一人應聲而進曰:「顏良與我如兄弟,今被曹賊所殺,我安得不洩此恨?」
각설하고 원소가 유현덕을 베어 죽이려 하였다. 유현덕이 조용히 나아가 말하기를 “명공(원소)께서는 다만 한 쪽의 말만 듣고, 지난날의 정을 끊겠습니까? 제가 서주를 잃고 흩어진 후로부터 둘째 동생 관운장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지 못하고, 천하에 같은 모양을 한 자가 적지 않은데 어찌 붉은 얼굴에 긴 수염의 사람이 곧 관운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명공(원소)께서는 어찌하여 살피지 않으십니까?” 했다. 원소는 자기의 주장이 없는 사람이어서 유현덕의 말을 듣고 저수를 질책하여 말하기를 “잘못 너의 말을 듣고 하마터면 좋은 사람을 죽일 뻔하였다.” 하고는 마침내 유현덕을 휘장의 자리에 오르도록 청하고, 안량의 원수를 갚을 것을 의논하였다. 휘장 아래 한 사람이 소리에 반응하여 나아가 말하기를 “안량과 나는 형제와 같은데 지금 조조 도적에게 죽음을 당하였으니 내가 어찌 이 한을 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했다.
玄德視其人,身長八尺,面如獬豸,乃河北名將文醜也。袁紹大喜曰:「非汝不能報顏良之讎。吾與十萬軍兵,便渡黃河,追殺曹賊!」沮授曰:「不可。今宜留屯延津,分兵官渡,乃為上策。若輕舉渡河,設或有變,眾皆不能還矣。」紹怒曰:「皆是汝等遲緩軍心,遷延日月,有妨大事!豈不聞『兵貴神速』乎?」沮授出,歎曰:「上盈其志,下務其功;悠悠黃河,吾其濟乎!」遂託疾不出議事。
유현덕이 그 사람을 보니 신장이 여덟 자이고 얼굴은 해치와 같으니 곧 하북의 이름 있는 장수인 문추였다. 원소가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네가 아니면 안량의 원수를 갚지 못할 것이다. 내가 십오만의 군사를 줄 것이니 곧 황하를 건너 조조 도적을 쫒아가 죽여라!” 했다. 저수가 말하기를 “불가합니다. 지금은 마땅히 연진에 머무르면서 관도에 군대를 나누어 보내는 것이 곧 상책입니다. 만약 가벼이 황하를 건넜다가 혹 변이 있으면 무리들이 모두 돌아올 수 없을 것입니다.” 했다. 원소가 노하여 말하기를 “너희들 모두는 군대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날과 달을 늦추어 대사를 방해함이 있구나! 어찌하여 ‘군대는 매우 빠르게 한다.’는 것을 듣지 못하였는가?” 했다. 저수가 나와 탄식하며 말하기를 “윗사람은 그 사사로운 뜻에 가득 찼고, 아래 사람은 그 공만 힘쓰니 유유히 흐르는 황하를 내가 건너야 하는가!” 했다. 마침내 병을 핑계대고 의논하는 일에 나가지 않았다.
玄德曰:「備蒙大恩,無可報效,意欲與文將軍同行:一者報明公之德,二者就探雲長的實信。」紹喜,喚文醜與玄德同領前部。文醜曰:「劉玄德屢敗之將,於軍不利。既主公要他去時,某分三萬軍,教他為後部。」於是文醜自領七萬軍先行,令玄德引三萬軍隨後。
유현덕이 말하기를 “제가 큰 은혜를 입었음에도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는데 문 장군과 함께 가고자 생각한 것은 첫째 명공(원소)의 덕을 갚고, 둘째 나아가 관운장의 소식을 탐지하려 해서입니다.”했다. 원소가 기뻐하며 문추와 유현덕을 불러 앞의 부대를 거느리게 하였다. 문추가 말하기를 “유현덕은 여러 번 패한 장수로 군대에 이롭지 않습니다. 이미 주공께서 중요하게 여기시니 갈 때 제가 삼만의 군대를 나누어 주어 후부가 되게 하겠습니다.” 하고는 이에 문추가 스스로 칠만의 군대를 거느리고 먼저 가면서 유현덕으로 하여금 삼만의 군대를 이끌고 뒤를 따르게 하였다.
且說曹操見雲長斬了顏良,倍加欽敬,表奏朝廷,封雲長為漢壽亭侯, 鑄印貽關公。忽報袁紹又使大將文醜渡黃河,已據延津之上。操乃先使人移徙居民於西河,然後自領兵迎之;傳下將令,以後軍為前軍,以前軍為後軍;糧草先行,軍兵在後。呂虔曰:「糧草在先,軍兵在後,何意也?」操曰:「糧草在後,多被摽掠,故令在前。」虔曰:「倘遇敵軍劫去,如之奈何?」操曰:「且待敵軍到時,卻有理會。」
각설하고 조조가 관운장이 안량을 베어 죽이는 것을 보고 공경하기를 배나 더하고, 표를 조정에 아뢰어 관운장을 봉하여 한수정후를 삼고 관인을 주조하여 관운장에게 주었다. 홀연히 원소가 또 대장 문추로 하여금 황하를 건너게 하여 연진 가에 웅거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조조가 이에 먼저 사람을 시켜 살고 있는 백성을 항하 서쪽으로 옮기게 한 후 스스로 군대를 거느리고 맞이하였다. 장수들에게 명령하여 후군으로서 전군을 삼고, 식량과 말먹이 풀을 먼저 가게하며 군대는 뒤에 있게 하였다. 여건이 말하기를 “식량과 말먹이 풀을 앞에 두고, 군대를 뒤에 두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식량과 말먹이 풀이 뒤에 있으면 많이 약탈당하기 때문에 앞에 있게 하였다.” 했다. 여건이 말하기를 “혹 적군이 약탈해 감을 만나면 어찌합니까?”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또한 적군이 이르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알 수 있을 것이다.” 했다.
虔心疑未決。操令糧食輜重沿河塹至延津。操在後軍,聽得前軍發喊,急教人看時,報說:「河北大將文醜兵至,我軍皆棄糧草,四散奔走。後軍又遠,將如之何?」操以鞭指兩阜曰:「此可暫避。」人馬急奔土阜。操令軍士皆解衣卸甲少歇,盡放其馬。文醜軍掩至。眾將曰:「賊至矣!可急收馬匹,退回白馬!」荀攸急止之曰:「此正可以餌敵,何故反退?」操急以目視荀攸而笑。攸知其意,不復言。
여건이 마음으로 의심을 풀지 못하였다. 조조가 양식과 보급품을 황하 가의 구덩이를 따라 연진에 이르라고 명령하였다. 조조는 후군에 있다가 앞에 가는 군대가 함성을 지르는 것을 듣고 급히 사람을 시켜 보게 하였더니 보고하여 말하기를 “하북의 대장군 문추의 군대가 이르니 우리의 군대가 모두 양식과 말 먹이 풀을 버리고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습니다. 후군은 또한 멀리 있으니 장차 어떻게 해야 합니까?” 했다. 조조가 채찍으로 두 언덕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여기로 잠시 피하라.”하니 인마들이 급히 언덕으로 달아났다. 조조가 군사로 하여금 모두 옷과 갑옷을 벗게 하고 잠시 쉬게 하고 그 말을 모두 풀어주었다. 문추의 군대가 엄습하여 이르렀다. 여러 장수들이 말하기를 “도적이 이릅니다! 급히 말을 거두어 물러나 백마에 돌아가야 합니다!” 했다. 순유가 급히 저지하며 말하기를 “이는 바로 미끼로 적을 유인할 수 있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도리어 물러나야 하는가?” 했다. 조조가 급히 눈으로 순유를 보고 웃었다. 순유가 그 뜻을 알고 다시 말하지 않았다.
文醜軍既得糧草車仗,又來搶馬。軍士不依隊伍,自相雜亂。曹操卻令軍將一齊下土阜擊之,文醜軍大亂。曹兵圍裏將來,文醜挺身獨戰,軍士自相踐踏。文醜止遏不住,只得撥馬回走。操在土阜上指曰:「文醜為河北名將,誰可擒之?」張遼、徐晃,飛馬齊出,大叫:「文醜休走!」文醜回頭見二將趕上,遂按住鐵槍,拈弓搭箭,正射張遼。徐晃大叫:「賊將休放箭!」張遼低頭急躲,一箭射中頭盔,將簪纓射去。遼奮力再趕,坐下戰馬,又被文醜一箭射中面頰。那馬跪倒前蹄,張遼落地。
문추의 군대가 양식, 말먹이 풀, 수레와 무기를 얻고 또한 말을 빼앗으러 왔다. 군사들이 대오에 의하지 않으니 저저로 어지러워졌다. 조조가군대의 장수들로 하여금 일제히 언덕을 내려가 치게 하니 문추의 군대가 크게 어지러워졌다. 조조의 군대가 포위하고 좁혀가니 문추는 몸을 빼 홀로 싸우고 구사들은 서로 밟았다. 문추가 억지하지 못하여 머물지 못하고, 다만 말을 돌려 달아났다. 조조가 언덕 위에 있다가 가리켜 말하기를 “문추는 하북의 이름 있는 장수인데 누가 사로잡을 수 있는가?”하였다. 장요, 서황이 나는 듯이 말을 달려 일제히 나가며 크게 고함쳐 말하기를 “문추는 달아나지 말라!”했다. 문추가 머리를 돌려 두 장수가 쫓아오는 것을 보고 마침내 철창을 어루만지며 활을 잡아 화살을 시위에 걸고 바로 장요를 쏘았다. 서황이 크게 소리치기를 “적장은 화살 쏘기를 그만두라!” 했다. 장요가 머리를 숙여 급히 피하였으나 한 화살을 손 것이 투구를 맞추니 비녀 끈이 떨어졌다. 장요가 힘을 떨쳐 다시 전마에 앉아 쫓다가 또 문추가 쏜 화살 하나가 이마에 적중되었다. 말이 앞발굽을 꿇으면서 엎어지니 장요가 땅에 떨어졌다.
文醜回馬復來,徐晃急輪大斧,截住廝殺。只見文醜後面軍馬齊到,晃料敵不過,撥馬而回。文醜沿河趕來。忽見十餘騎馬,旗號翩翻,一將當頭提刀飛馬而來,乃關雲長也,大喝:「賊將休走!」與文醜交馬,戰不三合,文醜心怯,撥馬遶河而走。那關公馬快,趕上文醜,腦後一刀,將文醜斬下馬來。曹操在土阜上,見關公砍了文醜,大驅人馬掩殺。河北軍大半落水,糧草馬匹仍被曹操奪回。
문추가 말을 돌려 다시 오니 서황이 급히 큰 도끼를 돌리며 막아 서로 싸웠다. 문추는 뒤에 군마가 일제히 이르는 것을 보고 서황이 대적할 수 없음을 헤아리고 말을 몰아 돌아갔다. 문추가 황하 변을 다라 쫓아 왔다. 홀연히 십여 기의 말과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았는데 한 장수가 앞장 서 칼을 가지고 날 듯이 말을 달려오니 곧 관운장이었다. 관운장이 크게 외치기를 “적장은 달아나지 말라!”하고는 문추와 말을 교차하며 싸운 지 삼합이 되지 않아 문추가 마음으로 겁을 내어 말을 몰아 황하를 둘러 달아났다. 관운장의 말이 빠르게 달려 문추를 쫓아 뒤에서 한 칼로 문추의 머리를 베어 말에서 떨어뜨렸다. 조조가 언덕 위에 있으면서 관운장이 문추를 베는 것을 보고 크게 인마를 몰아 습격하여 죽였다. 하북의 군대 태반이 물에 떨어지고 조조가 빼앗겼던 식량과 말 먹이, 말을 가지고 돌아왔다.
雲長引數騎東衝西突。正殺之間,劉玄德領三萬軍隨後到。前面哨馬探知,報與玄德云:「今番又是紅面長髯的斬了文醜。」玄德慌忙驟馬來看,隔河望見一簇人馬,往來如飛,旗上寫著「漢壽亭侯關雲長」七字。玄德暗謝天地曰:「原來吾弟果然在曹操處!」欲待招呼相見,被曹兵大隊擁來,只得收兵回去。袁紹接應官渡,下定寨柵。郭圖、審配入見袁紹,說:「今番又是關某殺了文醜,劉備佯推不知。」袁紹大怒,罵曰:「大耳賊焉敢如此!」
관운장이 몇 기를 이끌고 동쪽으로 치고, 서쪽으로 찔렀다. 유현덕이 삼만의 군대를 거느리고 뒤를 따라 이르렀다. 앞쪽의 말탄 초병이 탐지하여 유현덕에게 보고하여 말하기를 “이 번에 이 얼굴이 붉고, 긴 수염이 문추를 베어 죽였습니다.” 했다. 유현덕이 황망히 말을 달려가 보니 황하를 사이에 두고 한 떼의 인마가 왔다 갔다 하고, 깃발에 ‘한수정후관운장’ 일곱 자를 써서 달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유현덕이 몰래 하늘에 감사하며 말하기를 “원래 내 동생이 과연 조조에게 있었구나!”하고는 기다렸다가 불러 서로보기를 바랐으나 조조의 큰 부대에게 막혀 군대를 거두어 돌아갔다. 원소는 관도에서 맞아 영채를 정하고 책을 세웠다. 곽도와 심배가 들어가 원소를 만나 말하기를 “이번에도 또한 관운장이 문추를 죽였는데 유비(유현덕)은 거짓으로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합니다.” 했다. 원소가 크게 노하여 욕하며 말하기를 “큰 귀의 도적이 어찌 감히 이럴 수 있는가!” 했다.
少頃,玄德至,紹令推出斬之。玄德曰:「某有何罪?」紹曰:「你故使汝弟又壞我一員大將,如何無罪?」玄德曰:「容伸一言而死。曹操素忌備,今知備在明公處,恐備助公,故特使雲長誅殺二將。公知必怒。此借公之手以殺劉備也,願明公思之。」袁紹曰:「玄德之言是也。汝等幾使我受害賢之名。」喝退左右,請玄德上帳而坐。
잠시 후 유현덕이 이르자 원소가 끌어내어 베어 죽이라 하였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제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했다. 원소가 말하기를 “너는 일부러 네 동생으로 하여금 또한 나의 한 대장을 무너지게 하였으니 어떻게 죄가 없겠는가?”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죄를 인정하더라도 한 마디 말을 하고 죽겠습니다. 조조가 평소에 저를 꺼려하였는데 지금 제가 명공(원소)에게 있는 것을 알고 제가 공(원소)을 도울 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특히 관운장으로 하여금 두 장수를 베어 죽인 것입니다. 공(원소)이 반드시 노할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이는 공(원소)의 손을 빌려 저를 죽이게 하는 것입니다. 명공(원소)께서는 생각하기를 원합니다.” 했다. 원소가 말하기를 “유현덕의 말이 옳다. 너희들은 거의 나로 하여금 어진 이를 해쳤다는 이름을 받게 하였다.”하고는 유현덕을 청하여 군막에 올라앉게 하였다.
玄德謝曰:「荷明公寬大之恩,無可補報,欲令一心腹人持密書去見雲長,使知劉備消息,彼必星夜來到,輔佐明公,共誅曹操,以報顏良、文醜之讎,若何?」袁紹大喜曰:「吾得雲長,勝顏良、文醜十倍也。」玄德修下書札,未有人送去。紹令退軍武陽,連營數十里,按兵不動。操乃使夏侯惇領兵守住官渡隘口,自己班師回許都,大宴眾官,賀雲長之功。因謂呂虔曰:「昔日吾以糧草在前者,乃餌敵之計也。惟荀公達知吾心耳。」眾皆歎服。
유현덕이 감사하며 말하기를 “명공(원소)의 너그럽고 큰 은혜를 입었으나 보답하지 못하였습니다. 한 심복으로 하여금 밀서를 가지고 가서 관운장을 만나 저의 소식을 알게 하면 그는 반드시 밤을 다해 와서 명공(원소)을 도와 함께 조조를 죽이는 것으로서 안량과 문추의 원수를 갚고자 하는데 어떻습니까?” 했다. 원소가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내가 관운장을 얻는다면 안량과 문추보다 열 배는 낫다.”했다. 유현덕이 서찰을 썼으나 보낼만한 사람이 없었다. 원소가 무양으로 군대를 물리게 하니 이어진 진영이 수 십리에 이어지고, 군대를 점검하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조조가 이에 하후돈으로 하여금 군대를 거느리고 관도의 좁은 입구를 지키게 하고, 자기는 군대를 돌려 허도에 돌아가 여러 관리들에게 크게 연회를 열고 관운장의 공을 축하하였다. 인하여 여건에게 일러 말하기를 “지난 날 식량과 말먹이 풀을 앞에 두었던 것은 곧 미끼로 적을 유인하는 계책이었다. 오직 순유만이 내 마음을 알았을 뿐이었다.” 했다. 무리들이 모두 탄복하였다.
正飲宴間,忽報「汝南有黃巾劉辟、龔都,甚是猖獗。曹洪累戰不利,乞遺兵救之。」雲長聞言,進曰:「關某願施犬馬之勞,破汝南賊寇。」操曰:「雲長建立大功,未曾重酬,豈可復勞征進?」公曰:「關某久閒,必生疾病。」曹操壯之,點兵五萬,使于禁、樂進為副將,次日便行。荀彧密謂操曰:「雲長有歸劉之心,倘知消息必去,不可頻令出征。」操曰:「今次收功,吾不復教臨敵矣。」
술을 마시는 사이에 홀연히 “여남에 황건 유벽, 공도가 있는데 매우 사납게 날뛰고 있습니다. 조홍이 여러 번 싸웠으나 이롭지 않아 군대를 보내 구원해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하고 보고하였다. 관운장이 말을 듣고 나아가 말하기를 “제가 견마의 수고로움을 베풀어 여남의 도적을 깨트리기를 원합니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관운장은 큰 공을 세우고 후한 보수를 받지 못하였는데 어찌 다시 수고롭게 정벌에 나설 수 있겠는가?”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제가 오래 동안 한가하면 반드시 병이 생깁니다.” 했다. 조조가 그것을 씩씩ㅎ하게 여기고 군대 오만을 점검하여 우금 악진을 부장으로 삼았다. 다음날 곧 행군하였다. 순욱이 비밀리 조조에게 일러 말하기를 “관운장은 유현덕에게 돌아가려는 마음이 있는데 혹 소식을 알면 반드시 갈 것이니 자주 출정하게 해서는 압됩니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이 번에 공을 거두면 내가 다시 적을 대하게 하지 않겠다.” 했다.
且說雲長領兵將近汝南,劄住營寨。當夜營外拏了兩個細作人來。雲長視之,內中認得一人,乃孫乾也。關公叱退左右,問乾曰:「公自潰散之後,一向跡不聞,今何為在此處?」乾曰:「某自逃難,飄泊汝南,幸得劉辟收留。今將軍為何在曹操處?未識甘、糜二夫人無恙否?」
각설하고 관운장이 군대를 거느리고 여남 근처에 머물러 영채를 세웠다. 그날 밤 진영 밖에서 두 명의 세작(첩자)가 온 것을 잡았다. 관운장이 그를 보니 안에 한 사람을 알아보았으니 곧 손건이었다. 관운장이 좌우를 꾸짖어 물리고 손건에게 물어 말하기를 “공(손건)은 무너져 흩어진 후 한 방향(전혀)도 자취를 듣지 못하였는데 지금 어찌하여 이곳에 있게 되었습니까?”하니 손건이 말하기를 “제가 어려움에서 도망한 후 바람 부는데로 여남에 머물다가 요행히도 유벽이 거두어 무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장군은 어찌하여 조조에게 있게 되었습니까? 감부인과 미부인은 근심함이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합니까?” 했다.
關公因將上項事,細說一遍。乾曰:「近聞玄德公在袁紹處,欲往投之,未得其便。今劉、龔二人歸順袁紹,相助攻曹。又幸得將軍到此,因特令小軍引路,教某為細作,來報將軍。來日二人當虛敗一陣,公可速引二夫人投袁紹處,與玄德公相見。」關公曰:「既兄在袁紹處,吾必星夜而往。但恨吾斬紹二將,恐今事變矣。」乾曰:「吾當先往探彼虛實,再來報將軍。」公曰:「吾見兄長一面,雖萬死不辭。今回許昌,便辭曹操也。」當夜密送孫乾去了。
관운장이 물음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일을 자세하게 두루 말하였다. 손건이 말하기를 “최근에 들으니 유현덕이 원소에게 있다고 하는데 가서 들어가고자 하나 그 편의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유벽과 공도 두 사람은 원소에게 귀순하여 서로도와 조조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또 요행히 장군이 여기에 이르렀으므로 특히 작은 군대로 길을 인도하게 하고, 나로 하여금 세작이 되어 장군에게 보고하게 한 것입니다. 내일 두 사람이 거짓으로 패하여 달아날 것이니 공(관운장)은 속히 두 부인을 인도하여 원소에게 들어가 유현덕과 만나십시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이미 형님이 원소에게 있으니 내가 반드시 밤을 무릅쓰고 갈 것입니다. 다만 내가 원소의 두 장군을 베어 죽인 것을 원망하여 지금 사변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했다. 손건이 말하기를 “내가 마땅히 먼저 가서 그 허실을 탐지한 후 다시 와서 장군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내가 형님의 얼굴을 한 번 볼 수 있다면 비록 만 번을 죽어도 사양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허창에 돌아가 곧 조조에게 하직하겠습니다.”하고는 그날 밤 비밀리 손건을 보냈다.
次日,關公引兵出,龔都披挂出陣。關公曰:「汝等何故背反朝廷?」都曰:「汝乃背主之人,何反責我?」關公曰:「我為何背主?」都曰:「劉玄德在袁本初處,汝卻從曹操,何也?」關公更不打話,拍馬舞刀向前。龔都便走,關公趕上。都回身告關公曰:「故主之恩,不可忘也。公當速進,我讓汝南。」關公會意,驅軍掩殺。劉、龔二人佯輸詐敗,四散去了。雲長奪得州縣,安民已定,班師回許昌。曹操出郭迎接,賞勞軍士。
다음 날 관운장이 군대를 이끌고 나오니 공도가 갑옷을 입고 진을 나왔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조정을 배반하였는가?”하니 공도가 말하기를 “너는 곧 주인을 저버린 사람인데 어찌 도리어 나를 질책하는가?”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내가 어찌하여 주인을 저버렸다 하는가?” 하니 공도가 말하기를 “유현덕이 원본초(원소)에게 있는데 네가 조조를 따른 것은 왜인가?”했다. 관운장이 다시 말하지 않고, 말을 박차고, 칼춤을 추면서 앞을 향하였다. 공도가 곧 달아나니 관운장이 쫓았다. 공도가 몸을 돌려 관운장에게 알려 말하기를 “옛 주인의 은혜는 잊을 수 없습니다. 공(관운장)께서는 마땅히 속히 나아가시면 내가 여남을 양보할 것입니다.” 했다. 관운장이 이해하고 군대를 몰아 습격하였다. 유벽과 공도 두 사람이 패배한 척 사방으로 흩어져 갔다. 관운장이 주현을 빼앗아 얻고는 백성을 편안히 하고 안정시킨 후 군대를 돌려 허창에 돌아갔다. 조조가 성곽을 나가 영접하고 군사들을 상주어 위로하였다.
宴罷,雲長回家,參拜二嫂於門外。甘夫人曰:「叔叔兩番出軍,可知皇叔音信否?」公答曰:「未也。」關公退,二夫人於門內痛哭曰:「想皇叔休矣!二叔恐我姊妹煩惱,故隱而不言。」
잔치가 끝난 후 관운장이 집에 돌아가 문밖에서 두 형수를 참배하였다. 감부인이 말하기를 “시동생은 두 번 출정하였는데 황숙의 소식이 있었습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아닙니다.” 했다. 관운장이 물러나니 두 부인이 문 안에서 통곡하며 말하기를 “황숙께서 돌아가셨구나! 둘째 시동생이 우리 자매가 번뇌할 것을 두려워하여 숨기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했다.
正哭間,有一隨行老軍,聽得哭不絕,於門外告曰:「夫人休哭。主人見在河北袁紹處。」夫人曰:「汝何由知之?」軍曰:「跟關將軍出征,有人在陣上說來。」夫人急召雲長責之曰:「皇叔未嘗負汝,汝今受曹操之恩,頓忘舊日之義,不以實情告我,何也?」關公頓首曰:「兄今委實在河北;未敢教嫂嫂知者,恐有洩漏也。事須緩圖,不可欲速。」甘夫人曰:「叔宜上緊。」公退,尋思去計,坐立不安。原來于禁探知劉備在河北,報與曹操。操令張遼來探關公意。
곡하는 사이에 수행하였던 한 늙은 군사가 곡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음을 듣고는 문 밖에서 고하여 말하기를 “부인께서는 곡하기를 그치십시오. 주인께서는 하북 원소에게 있습니다.” 했다. 부인이 말하기를 “너는 어떤 연유로 그것을 알게 되었는가?”하니 군사가 말하기를 “관장군을 따라 출정하였을 때 어떤 사람이 진을 치면서 말하였습니다.” 했다. 부인이 급히 관운장을 불러 질책하여 말하기를 “황숙께서 일찍이 당신을 저버리지 않았는데 당신은 지금 조조의 은혜를 받고 옛날의 의를 잊어버리고 실제 사정을 나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왜입니까?” 했다. 관운장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기를 “형님은 지금 실제 하북에 있은데 감히 형수님에게 알리지 못하게 한 것은 누설됨이 있을 것을 두려워 해서였습니다. 일은 모름지기 느슨하게 도모해야 하고 속히 하려해서는 안 됩니다.” 했다. 감부인이 말하기를 “시동생! 마땅히 급히 떠나야 합니다.”했다. 관운장이 물러나 떠날 계책을 깊이 생각하여 앉으나 서나 편안하지 않았다. 원래 우금이 유비(유현덕)가 하북에 있다는 것을 탐지하여 조조에게 보고하였다. 조조가 장료를 시켜 관운장의 뜻을 알아보게 하였다.
關公正悶坐,張遼入賀曰:「聞兄在陣上知玄德音信,特來賀喜。」關公曰:「故主雖在,未得一見,何喜之有?」遼曰:「公與玄德交,比弟與兄交何如?」公曰:「我與兄,朋友之交也;我與玄德,是朋友而兄弟、兄弟而又君臣也。豈可共論乎?」遼曰:「今玄德在河北,兄往從否?」關公曰:「昔日之言,安肯背之?文遠須為我致意丞相。」張遼將關公之言,回告曹操。操曰:「吾自有計留之。」
관운장이 고민하며 앉아 있을 때 장요가 들어가 축하하며 말하기를 “형이 진영에 있을 때 유현덕의 소식을 알았다는 것을 듣고, 특히 와서 축하하고 기뻐합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옛 주인이 비록 살아 있다하나 한 번 뵙지를 못하였는데 어찌 기뻐함이 있겠습니까?” 했다. 장요가 말하기를 “공(관운장)과 유현덕의 사귐은 동생(장요)과 형(관운장)의 사귐에 견주어 어떠합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나와 형(장요)은 벗의 사귐이지만, 나와 유현덕은 이는 벗이면서 형제이고, 형제이면서 또한 군신입니다. 어찌 함께 논할 수 있겠습니까?” 했다. 장요가 말하기를 “지금 유현덕이 하북에 있는데 형은 가서 따르렵니까?”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옛날에 했던 말을 어찌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문원(장요)은 모름지기 나를 위해 나의 뜻을 승상께 말해 주십시오.” 했다. 장요가 관운장의 말을 돌아가 조조에게 보고하였다. 조조가 말하기를 “나에게 머물게 할 계책이 있다.” 했다.
且說關公正尋思間,忽報有故人相訪。及請入,卻不相識。關公問曰:「公何人也?」答曰:「某乃袁紹部下南陽陳震也。」關公大驚,急退左右,問曰:「先生此來,必有所為?」震出書一緘,遞與關公。公視之,乃玄德書也。其略云:
각설하고 관운장이 깊이 생각하는 사이에 홀연히 친구가 방문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청하여 들어오게 하였는데 서로 알지 못하였다. 관운장이 물어 말하기를 “공은 누구입니까?”하니 대답하기를 “저는 곧 원소의 부하 남양의 진진입니다.” 했다. 관운장이 크게 놀라 급히 좌우를 물리치고 물어 말하기를 “선생께서 여기에 온 것은 반드시 할 일이 있습니까?” 하니 진진이 글 한 통을 내어 전해 주었다. 공이 그것을 보니 곧 유현덕의 글이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備與足下,自桃園締盟,誓以同死;今何中道相違,割恩斷義?君必欲取功名,圖富貴,願獻備首級以成全功!書不盡言,死待來命!
“나와 그대가 도원에서 맹을 체결함으로부터 함께 죽기를 맹서하였다. 지금 어찌하여 중간에 서로 어긋나 은혜를 가르고 의를 끊는가? 구대가 반드시 공명을 취하여 부귀를 도모하고자 한다면 내 머리를 바치는 것으로서 온전한 공을 이루기를 원한다. 글이 다 말하지 않고 죽음으로 명을 기다리네!” 했다.
關公看書畢,大哭曰:「某非不欲尋兄,奈不知所在也。安肯圖富貴而背舊盟乎?」震曰:「玄德望公甚切,公既不背舊盟,宜速往見。」關公曰:「人生天地間,無終始者,非君子也。吾來時明白,去時不可不明白。吾今作書,煩公先達知兄長,容某辭卻曹操,奉二嫂來相見。震曰:「倘曹操不允,為之奈何?」公曰:「吾寧死,豈肯久留於此?」震曰:「公速作回書,免致劉使君懸望。」關公寫書答云:
관운장이 글을 보기를 마치고 크게 곡하며 말하기를 “내가 형님을 찿고자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있는 곳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어찌 부귀를 도모하여 옛 맹서를 저버리겠습니까?” 했다. 진진이 말하기를 “유현덕이 공을 매우 간절히 바라시는데 공이 옛 맹서를 저버리지 않았다면 마땅히 속히 가서 뵈어야 할 것입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서 끝과 시작이 없는 자는 군자가 아닙니다. 내가 온 때가 분명하면 떠날 때도 분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지금 글을 쓸 것이니 번거롭지만 공(진진)이 먼저 도달하여 형님이 알게 해 주시오. 제가 허락하여 조조가 받아들이면 두 형수를 받들고 가서 뵐 것입니다.” 했다. 진진이 말하기를 “혹 조조가 허락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내가 죽을지언정 어찌 즐겨 오래동안 여기에 머물겠습니까?” 했다. 진진이 말하기를 “공(관운장)은 속히 답장을 작성하여 유사군(유현덕)이 그리움에 이르는 것을 면하게 하십시오.” 했다. 관운장이 글을 써서 답하기를
竊聞義不負心,忠不願死。羽自幼讀書,粗知禮義,觀羊角哀、左伯桃之事,未嘗不三歎而流涕也。前守下邳,內無積粟,外無援兵;欲即效死,奈有二嫂之重,未敢斷首捐軀,致負所託;故爾暫且羈身,冀圖後會。近至汝南,方知兄信;即當面辭曹操,奉二嫂歸。羽但懷異心,神人共戮。披肝瀝膽,筆楮難窮。瞻拜有期,伏惟照鑒!
“제가 들으니 의는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충은 죽음을 삼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글을 읽어 조금 예의를 알아 양각애와 좌백도의 일을 보면서 일찍이 세 번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앞서 하비를 지키면서 안으로는 곡식의 쌓음이 없었고, 밖으로는 원병이 없어 곧 죽고자 하였으나 두 형수의 중함이 있어서 감히 머리를 자르고 몸을 버리지 못하고, 부탁하신 바를 저버림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잠시 또한 몸에 멍에지워 후에 만나기를 도모하였습니다. 최근 여남에 이르러 비로소 형님의 소식을 알고 곧 조조를 만나 하직하고 두 형수를 받들었습니다. 제가 다만 다른 마음을 품었다면 신과 사람이 같이 죽일 것입니다. 간을 헤치고 쓸개를 쏟아내듯이 속을 터놓고 종이에 붓으로 글을 쓰는 것을 다하기 어렵습니다. 우러러 절하기를 기약함이 있을 것이니 엎드려 비추어 살피소서! 했다.
陳震得書自回。關公入內告知二嫂,隨即至相府,拜辭曹操。操知來意,乃懸迴避牌於門。關公怏怏而回,命舊日跟隨人役,收拾車馬,早晚伺候;分付宅中,所有原賜之物,盡皆留下,分毫不可帶去。次日再往相府辭謝,門首又挂迴避牌。關公一連去了數次,皆不得見;乃往張遼家相探,欲言其事,遼亦託疾不出。關公思曰:「此曹丞相不容我去之意。我去志已決,豈可復留?」即寫書一封,辭謝曹操。書略曰:
진진이 글을 받아 돌아갔다. 관운장이 안에 들어가 두 형수에게 알리고는 다라 승상부에 이르러 조조에게 하직하려하였다. 조조가 오는 뜻을 알고 곧 문에 회피 패를 걸었다. 관운장이 즐거워하지 않으면서 돌아가 옛날부터 따르던 사람을 시켜 수레와 말을 거두게 하고 조만간의 명을 기다리게 하였다. 집 안에 분부하여 원래 조조가 내려주어서 소유한 물건을 모두 두게 하고 조금도 가지지 못하게 하였다. 다음 날 다시 승상부에 가서 하직 인사하려는데 문 앞에 또 회피패가 걸려 있었다. 관운장이 연속하여 몇 차례 갔으나 모두 보지 못하였다. 이에 장요의 집에 가서 만나 그 일을 말하고자 하였는데 장요가 또한 병을 핑계대고 나오지 않았다. 관운장이 생각하기를 “이는 조승상이 내가 떠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가 떠나기로 이미 결심하였으니 어찌 다시 머물 수 있겠는가?”하고는 곧 글 한 통을 써서 조조를 하직하고 감사하였다. 글의 대략적인 내용은
羽少事皇叔,誓同生死;皇天后土,實聞斯言。前者下邳失守,所請三事,已蒙恩諾。今探知故主現在袁紹軍中,回思昔日之盟,豈容違背?新恩雖厚,舊義難忘。茲特奉書告辭,伏惟照察。其有餘恩未報,願以俟之異日。
“제가 어려서 황숙을 섬겨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세하였는데 하늘과 당이 실로 이 말을 들었습니다. 앞서 하비를 지키지 못하고 세 가지 일을 청하였고, 이미 은혜롭게 허락을 받았습니다. 지금 옛 주인이 원소의 군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돌이켜 옛날의 맹서를 생각하니 어찌 어기고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새로운 은혜가 비록 두터우나 옛 의리를 잊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다만 글을 받들어 하직을 고하려 하니 밝게 살피시기 바랍니다. 그 남은 은혜를 갚지 못하니 원컨대 다른 날을 기다립니다.” 했다.
寫畢封固,差人去相府投遞;一面將累次所受金銀,一一封置庫中,懸漢壽亭侯印於堂上,請二夫人上車。關公上赤兔馬,手提青龍刀,率領舊日跟隨人役,護送車仗,逕出北門。門吏擋之。關公怒目橫刀,大喝一聲,門吏皆退避。關公既出門,謂從者曰:「汝等護立車仗先行,但有追趕者,吾自當之,勿得驚動二位夫人。」從者推車,望官道進發。
쓰기를 마치고 굳게 봉하여 사람을 승상부에 보내 전하게 하고, 한 편으로 여러 차례 받았던 금은을 일일이 봉하여 창고 안에 두고, 한수정후 관인은 마루 위에 걸어두고 두 부인을 청하여 수레에 오르게 하였다. 관운장은 적토마에 올라 손에는 청룡도를 잡고 옛 날부터 따르던 사람들을 거느리고 수레와 기물을 호송하여 빠르게 북문을 나왔다. 문지기가 막았다. 관운장이 성난 눈으로 칼을 빗겨들고 크게 한 소리를 지르니 문지기들이 모두 물러나 피하였다. 관운장이 문을 나선 후 종자에게 일러 말하기를 “너희들은 수레와 기물을 지키면서 먼저 가되 다만 뒤쫓는 자가 있다면 내가 그것을 감당할 것이니 두 분의 부인께서 놀라지 않게 하라.” 했다. 종자들이 수레를 밀면서 관도를 바라보고 출발하였다.
卻說曹操正論關公之事未定,左右報關公呈書。操即看畢,大驚曰:「雲長去矣!」忽北門守將飛報:「關公奪門而去,車仗鞍馬二十餘人,皆望北行。」又關公宅中人來報說:「關公盡封所賜金銀等物。美女十人,另居內室。其漢壽亭侯印懸於堂上。丞相所撥人役,皆不帶去,只帶原跟從人,及隨身行李,出北門去了。」眾皆愕然。一將挺身出曰:「某願將鐵騎三千,去生擒關某,獻與丞相!」眾視之,乃將軍蔡陽也。正是:欲離萬丈蛟龍穴,又遇三千狼虎兵。蔡陽要趕關公,畢竟如何,且看下文分解。
각설하고 조조가 관운장의 일을 논의하나 결정하지 못하였는데 좌우가 관운장이 올린 글을 보고하였다. 조조가 보기를 마치고, 크게 놀라 말하기를 “관운장이 떠났구나!”하는데 홀연히 북문을 지키는 장수가 날듯이 보고하기를 “관운장이 문을 빼앗고 갔는데 수레와 기물, 말을 탄 이십여 명이 모두 북쪽을 바라보고 갔습니다.” 또 관운장의 집에 있던 사람이 와서 보고하기를 “관운장이 내린 바의 금은 등의 물건은 모두 봉하고, 미녀 십명도 헤어져 내실에 있었습니다. 한 수정후 관인은 대청 위에 걸려 있는데 승상께서 뽑아 보낸 사름은 모두 데려가지 않고, 다만 원래 따르던 사람들과 몸에 지녔던 간단한 물품만 가지고 북문을 나가습니다.” 했다. 무리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한 장수가 몸을 빼어 나와 말하기를 “제가 철기 삼천을 거느리고 가서 관운장을 사로잡아 승상께 올리기를 원합니다.” 했다. 무리들이 보니 곧 장군 채양이었다. 바로 이러하다.
“만 길 교룡의 굴을 떠나/ 또 삼천의 이리와 범 같은 군대를 만났다./ 채양이 관운장을 쫓으려하니 마침내 어찌될까. 또한 아래 글에서 나누어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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