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二十七回:美髯公千里走單騎,漢壽侯五關斬六將
제27회 미염공은 천리를 단기로 달리고, 한수후는 오관의 여섯 장수 목을 베다.
卻說曹操部下諸將中,自張遼而外,只有徐晃與雲長交厚,其餘亦皆敬服;獨蔡陽不服關公,故今日聞其去,欲住追之。操曰:「不忘故主,來去明白,真丈夫也。汝等皆當效之。」遂叱退蔡陽,不令去趕。程昱曰:「丞相待關某甚厚,今彼不辭而去,亂言片楮,冒瀆鈞威,其罪大矣。若縱之使歸袁紹,是與虎添翼也。不若追而殺之,以絕後患。」
각설하고 조조의 부하 여러 장수들 중에 장요 이외 서황만이 관운장과 벗함이 두터웠고, 그 나머지는 또한 모두 경복하였지만 유독 채양은 관운장을 따르지 않았다. 그러므로 오늘 그가 떠났다는 것을 듣고 추격해 가려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옛 주인을 잊지 않고 오고 감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참으로 장부이다. 너희들은 모두 마땅히 그를 본 받아야 할 것이다.” 했다. 마침내 채양을 질책하여 물리치고 뒤쫓아 가지 못하게 하였다. 정욱이 말하기를 “승상께서는 관운장을 대우하는 것이 매우 두터운데 지금 그가 하직인사도 하지 않고 가면서 어지러운 말을 한 조각 종이에 써서 남긴 것은 높은 위엄을 모독한 것이니 그 죄가 큽니다. 만약 그를 놓아주어 원소에게 돌아가게 하는 것은 이는 범에게 날개를 붙여주는 것입니다. 쫓아가서 죽이는 것으로서 후환을 끊는 것이 낫습니다.” 했다.
操曰:「吾昔已許之,豈可失信?彼各為其主,勿追也。」因謂張遼曰:「雲長封金挂印,財賄不足以動其心,爵祿不足以移其志,此等人吾深敬之。想他去此不遠,我一發結識他做個人情。汝可先去請住他,待我與他送行,更以路費征袍贈之,使為後日記念。」張遼領命,單騎先往。曹操引數十騎隨後而來。
조조가 말하기를 “내가 예전에 이미 허락하였는데 어찌 신의를 잃었다 할수 있겠는가? 그가 나름의 주인을 위하는 것이니 쫓지 말라.”했다. 인하여 장요에게 일러 말하기를 “관운장은 금을 봉하고 관인을 걸었으니 재물로는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벼슬과 녹봉으로는 그 뜻을 옮길 수 없으니 이런 사람을 내가 깊이 그를 공경한다. 생각해보니 이곳으로부터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니 내가 친분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개인적으로 인정을 베풀어야 하겠다. 너는 먼저 가서 머물게 하여 내가 환송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줄 것을 청하라. 다시 여비와 정포를 주어 후일의 기념으로 삼게 하리라.” 했다. 장요가 명을 받고 단기로 먼저 갔다.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뒤를 따라 갔다.
卻說雲長所騎赤馬,日行千里,本是趕不上;因欲護送車仗,不敢縱馬,按轡徐行。忽聽背後有人大叫:「雲長且慢行!」回頭視之,見張遼拍馬而至。關公教車仗從人,只管望大路緊行;自己勒住赤兔馬,按定青龍刀,問曰:「文遠莫非欲追我回乎?」遼曰:「非也。丞相知兄遠行,欲來相送,特先使我請住台駕,別無他意。」關公曰:「便是丞相鐵騎來,吾願決一死戰!」遂立馬於橋上望之。見曹操引數十騎,飛奔前來;背後乃是許褚,徐晃,于禁,李典之輩。
각설하고 관운장이 탄 적토마는 하루 천리를 가니 본래 따라 잡지 못할 것이나 수레와 기물을 호송하고자 하니 감히 말을 풀어놓아 갈 수 없어 고삐를 눌러 천천히 갔다. 홀연히 뒤에서 어떤 사람이 “관운장은 또한 천천히 가시오!”라고 크게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 머리를 돌려보니 장요가 말을 박차 이르는 것을 보았다.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 따르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길을 바라보며 빨리 가게하고, 자기는 적토마를 멈춰 세우고 청룡도를 굳게 잡고 물어 말하기를 “문원(장요)은 나를 쫓아 돌아가게 하려는 것인가?” 했다. 장요가 말하기를 “아닙니다. 승상께서 형이 멀리 가는 것을 알고 와서 환송하려하여 특히 나로 하여금 먼저 가서 수레를 멈출 것을 청하게 한 것으로 다른 뜻은 없습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곧 이는 승상이 철기로 온다 해도 나는 한 번 죽음으로 싸우려 한다.” 했다. 마침내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바라보았다. 조조가 수 십 기를 이끌고 바람처럼 달려 앞에 오는 것을 보니 뒤에는 허저, 서황, 우금, 이전의 무리였다.
操見關公橫刀立馬於橋上,令諸將勒住馬匹,左右排開。關公見眾人手中皆無軍器,方始放心。操曰:「雲長行何太速?」關公於馬上欠身答曰:「關某前曾稟過丞相,今故主在河北,不由某不急去。累次造府,不得參見,故拜書告辭,封金挂印,納還丞相。望丞相勿忘昔日之言。」操曰:「吾欲取信於天下,安肯有負前言?恐將軍途中乏用,等具路資相送。」一將便從馬上托過黃金一盤。
조조는 관운장이 다리 위에서 칼을 빗겨 들고 말을 세우고 있는 것을 여러 장수들로 하여금 말을 억지하고 좌우에 벌여 서게 하였다. 관운장이 여러 사람들의 손을 보니 모두 병기가 없자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조조가 말하기를 “관운장은 가는 것이 어찌 이리도 빠른 것이오?” 하니 관운장이 말 위에서 몸을 약간 굽히고 대답하여 말하기를 “제가 앞서 일찍이 승상에게 받은 것이 많지만 지금 옛 주인이 하북에 있다하니 제가 급히 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 번 승상부에 갔으나 뵐 수 없었기 때문에 글을 올려 하직을 고한 것이고, 금을 봉하고 관인을 걸어 놓은 것은 승상에게 돌려주려는 것입니다. 바라건데 승상께서는 옛 날의 일을 잊지 말아주십시오.”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내가 천하에서 신의를 취하고자 하는데 어찌 앞서의 말을 저버림이 있겠습니까? 장군께서 중간에 쓰임이 부족할까 두려워하여 특별히 여비를 갖추어 보내려는 것입니다.” 했다. 한 장수가 곧 말을 타고 황금 한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關公曰:「累蒙恩賜,尚有餘資。留此黃金以賞將士。」操曰:「特以少酬大功於萬一,何必推辭?」關公曰:「區區微勞,何足挂齒。」操笑曰:「雲長天下義士,恨吾福薄,不得相留。錦袍一領,略表寸心。」令一將下馬,雙手捧袍過來。雲長恐有他變,不敢下馬,用青龍刀尖挑錦袍披於身上,勒馬回頭稱謝曰:「蒙丞相賜袍,異日更得相會。」遂下橋望北而去。
관운장이 말하기를 “여러 차례 은혜를 내림을 입어 오히려 남은 재물이 있습니다. 이 황금을 두는 것으로서 장사에게 상 주십시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다만 만에 하나 큰 공을 조금 갚을 뿐이지 어찌 반드시 거절합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작고 미미한 수고인데 어찌 언급할 것이 있겠습니까?”했다. 조조가 웃으며 말하기를 “관운장은 천하 의사로 내 복이 적어 머물게 할 수 없음을 한하여 금포 한 벌로 작은 마음을 표시합니다.”하고는 한 장 수로 하여금 말에서 내려 두 손으로 금포를 받들고 왔다. 관운장이 다른 변이 있을 것을 두려워하여 감히 말에서 내리지 못하고 청룡도를 써서 끝으로 금포를 걸어 몸 위에 걸쳐 입고 고삐를 당겨 말머리를 돌려 사례하여 말하기를 “승상이 내린 포를 입었으니 다른 날에 다시 만나겠습니다.”하고는 마침내 다리를 내려가 북쪽을 바라보고 갔다.
許褚曰:「此人無禮太甚,何不擒之?」操曰:「彼一人一騎,吾數十餘人,安得不疑?吾言既出,不可追也。」曹操自引眾將回城,於路歎想雲長不已。
허저가 말하기를 “이 사람은 예가 없음이 너무 심한데 어찌하여 사로잡지 않습니까?”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그는 한 사람에 한 마리 말뿐이고, 우리는 수십여 명이니 어찌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이미 보냈으니 쫓을 수 없다.” 했다. 조조가 여러 장수들을 이끌고 성에 돌아가면서 길에서 탄식하며 관운장을 생각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不說曹操自回。且說關公來趕車仗,約行三十里,卻只不見。雲長心慌,縱馬四下尋之。忽見山頭一人,高叫:「關將軍且住!」雲長舉目視之,只見一少年,黃巾錦衣,持槍跨馬,馬項下懸著首級一顆,引百餘步卒,飛奔前來。公問曰:「汝何人也?」
조조가 돌아가면서 기뻐하지 않았다. 각설하고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을 쫓아와 약 삼십 리를 갔으나 보이지 않았다. 관운장이 마음으로 당황하여 말을 몰아 사방으로 그것을 찾았다. 홀연히 산머리에 한 사람이 나타나 높이 외치기를 “관장군은 멈추시오!”했다. 관운장이 눈을 들어 그를 보니 다만 한 소년이 보였다. 황건에 비단 옷을 입고 창을 든 채 말을 타고 말 머리 아래 수급 하나를 달고 백여 명의 보병을 이끌고 날듯이 달려 앞으로 왔다. 관운장이 물어 말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인가?” 했다.
少年棄鎗下馬,拜伏於地。雲長恐是詐,勒馬持刀問曰:「壯士,願通姓名。」答曰:「吾本襄陽人;姓廖,名化,字元儉。因世亂流落江湖,聚眾五百餘人,劫掠為生。恰纔同伴杜遠下山巡哨,誤將兩夫人劫掠上山。吾問從者,知是大漢劉皇叔夫人。且聞將軍護送在此,吾即欲送下山來。杜遠出言不遜,被某殺之。今獻頭與將軍請罪。」關公曰:「二夫人何在?」化曰:「現在山中。」關公教急取下山。不移時,百餘人簇擁車仗前來。
소년이 창을 버리고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렸다. 관운장이 속임을 두려워하여 고삐를 당기고 칼을 들며 말하기를 “장사는 성명을 말하기를 원한다.”하니 대답하여 말하기를 “나는 본래 양양 사람으로 성은 요이고 이름은 화이며 자는 원검입니다. 세상이 혼란함으로 인하여 강호를 떠돌다가 무리 오백여 명을 모아 약탈로 생계를 꾸몄습니다. 방금 함께하는 사람인 두원이 산을 내려가 순찰을 돌다가 잘못 두 부인을 강탈하여 산에 올라왔습니다. 내가 따르던 사람들에게 물으니 이는 대한 유황숙의 부인임을 알았습니다. 또 장군께서 호송하여 여기 있다는 것을 듣고 제가 곧 산 아래에 보내려 하였습니다. 두원이 말하는 것이 겸손하지 않아 제가 그를 죽였습니다. 지금 머리를 바쳐 장군께 죄를 청합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두 부인은 어디에 있는가?”하니 요화가 말하기를 “산에 있습니다.”하니 관운장이 급히 산에서 내려 보내게 했다. 얼마 되지 않아 백여 명이 수레와 기물을 빽빽이 둘러싸고 다가왔다.
關公下馬停刀,叉手於車前問候曰:「二嫂受驚否?」二夫人曰:「若非廖將軍保全,已被杜遠所辱。」關公問左右曰:「廖化怎生救夫人?」左右曰:「杜遠劫上山去,就要與廖化各分一人為妻。廖化問起根由,好生拜敬;杜遠不從,已被廖化殺了。」關公聽言,乃拜謝廖化。廖化欲以部下人送關公。關公尋思此人終是黃巾餘黨,未可作伴,乃謝卻之。廖化又拜送金帛,關公亦不受。廖化拜別,自引人伴山谷中去了。
관운장이 말에서 내려 칼을 놓고 또 수레 앞에서 손을 맞잡고 문안하여 말하기를 “두 분 형수께서는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하니 두 부인이 말하기를 “요장군이 보전하지 많았다면 이미 두원에게 욕을 받았을 것입니다.” 했다. 관운장이 좌우에게 물어 말하기를 “요화가 어떻게 부인을 구하였는가?”하니 좌우가 말하기를 “두원이 겁을 주어 산 위로 올라가 요화와 각각 한 사람씩 나누어 처로 삼자고 하였습니다. 요화가 자초지종을 묻고 매우 공경하였으나 두원이 따르지 않자 요화가 죽였습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을 듣고 요화에게 감사하였다. 요화가 부하를 시켜 관운장을 보내려 하였다. 관운장이 깊이 생각해 보니 이 사람들은 끝내 황건의 여당으로 함께 할 수 없다 여기고 이에 감사하나 물리쳤다. 요화가 또 비단을 보냈으나 관운장이 또한 받지 않았다. 요화가 헤어져 사람들을 이끌고 산골짜기 안으로 갔다.
雲長將曹操贈袍事,告知二嫂,催促車仗前行。至天晚,投一村莊安歇。莊主出迎,鬚髮皆白,問曰:「將軍姓甚名誰?關公施禮曰:「吾乃劉玄德之弟關某也。」老人曰:「莫非斬顏良,文醜的關公否?」公曰:「便是。」老人大喜,便請入莊。關公曰:「車上還有二位夫人。」老人便喚妻女出迎。
관운장이 조조가 포를 준 일을 두 형수에게 알리고 수레와 기물들을 재촉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저녁 때 한 촌의 장원에 들어가 쉬었다. 장원 주인이 나와 맞이하는데 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하얗게 세었다. 주인이 물어 말하기를 “장군의 성은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입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나는 곧 유현덕의 동생 관운장입니다.” 했다. 노인이 말하기를 “안량과 문추를 벤 관운장이 아닙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했다. 노인이 크게 기뻐하며 곧 장원에 들어올 것을 청하였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수레 위에 또 두 분의 부인이 있습니다.” 하니 노인이 곧 처와 딸을 불러 나가 영접하게 했다.
二夫人至草堂上,關公叉手立於二夫人之側。老人請公坐,公曰:「尊嫂在上,安敢就坐?」老人乃令妻女請二夫人入內室款待,自於草堂款待關公。關公問老人姓名。老人曰:「吾姓胡,名華。桓時曾為議郎,致仕歸鄉。今有小兒胡班,在滎陽太守王植部下為從事。將軍若從此處經過,某有一書寄與小兒。」
두 부인이 초당 위에 이르자 관운장이 손을 맞잡고 두 부인의 옆에 섰다. 노인이 관운장이 앉을 것을 청하자 관운장이 말하기를 “존귀한 형수가 위에 있는데 어찌 감히 자리에 나아가겠습니까?”하니 노인이 곧 처와 딸로 하여금 두 부인에게 내실로 들 것을 청하여 정성껏 대접하게 하고, 자신은 초당에서 정성껏 관운장을 대접하였다. 관운장이 노인의 성명을 물었다. 노인이 말하기를 “내 성은 호이고, 이름은 화입니다. 환제 때 일찍이 의랑이 되어 벼슬하다 귀향하였습니다. 지금은 작은 아이 호반이 있어 형양 태수 왕식의 부하로 종사하고 있습니다. 장군께서 만약 이곳으로부터 지나간다면 제가 글 한 통을 작은 아이에게 주려 합니다.” 했다.
關公允諾。次日早膳畢,請二嫂上車,取了胡華書信,相別而行,取路投洛陽來。前至一關,名東嶺關。把關將姓孔,名秀,引五百軍兵在土嶺上把守。當日關公押車仗上嶺,軍士報知孔秀,秀出關來迎。關公下馬,與孔秀施禮。秀曰:「將軍何往?」公曰:「某辭丞相,特往河北尋兄。」秀曰:「河北袁紹,正是丞相對頭;將軍此去,必有丞相文憑。」公曰:「因行期忽迫,不曾討得。」秀曰:「既無文憑,待我差人稟過丞相,方可放行。」關公曰:「待去稟時,須誤了我行程。」秀曰:「法度所拘,不得不如此。」關公曰:「汝不容我過關乎?」秀曰:「汝要過去,留下老小為質。」
관운장이 허락하였다. 아침 식사 후 두 형수가 수레에 타도록 청하고 호화의 글을 받아 헤어져 가는데 길을 잡아 낙양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가 한 관에 이르렀는데 이름은 동령관이었다. 동령관을 지키는 장수는 성이 공이고, 이름은 수인데 오백 명의 군대를 이끌고 토령 위에서 지켰다. 그날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을 밀며 고개에 오르니 군사들이 공수에게 보고하였고, 공수가 관을 나와 맞이하였다. 관운장이 말에서 내려 공수와 에를 나누었다. 공수가 말하기를 “장군은 어디로 가시오?”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제가 승상을 하직하고 특히 하북으로 형을 찾아 갑니다.” 했다. 공수가 말하기를 “하북의 원소는 바로 승상에게 맞서고 있는데 장군이 여기에 가려면 반드시 승상의 허가증이 있어야 합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기일이 갑작스럽고 급박하여 구하지 못하였습니다.” 했다. 공수가 말하기를 “허가증이 없으니 내가 사람을 보내 지나는 것을 승상에게 허락 받기를 기다려서 비로소 가는 것을 허락할 수 있습니다.”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네가 내가 관을 지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가?”하니 공수가 말하기를 “네가 자나가기를 요구한다면 노소를 억류하여 인질로 삼을 것이다.” 했다.
關公大怒,舉刀就殺孔秀。秀退入關去,鳴鼓聚軍,披挂上馬,殺下關來,大喝曰:「汝今敢過去麼!」關公約退車仗,縱馬提刀,竟不打話,直取孔秀。秀挺鎗來迎。兩馬相交,只一合,鋼刀起處,孔秀屍橫馬下。眾軍便走。關公曰:「軍士休走。吾殺孔秀,不得已也,與汝等無干。借汝眾軍之口,傳語曹丞相,言孔秀欲害我,我故殺之。」
관운장이 크게 노하여 칼을 들어 공수를 죽이러 나아갔다. 공수가 물러나 관에 들어 가 북을 울려 군대를 모아 무장을 하고 말에 올라 쇄도하여 관을 내려가 크게 소리쳐 말하기를 “네가 지금 감히 지나가려는가!”하니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을 물리고 말을 몰아 칼을 가지고 마침내 말하지 않고 곧바로 공수를 취하였다. 공수가 창을 잡고 와 맞이하였다. 두 말이 서로 교차하고 다만 일합 만에 공수의 시체가 가로로 말에서 떨어졌다. 여러 군사들이 곧 달아났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군사들은 달아나지 말라! 내가 공수를 죽인 것은 부득이해서이니 너희들과는 상관이 없다. 여러 군사들의 입을 빌려 조 승상에게 말을 전하여 공수가 나를 해치고자 하였기 때문에 그를 죽었다고 전하라.” 했다.
眾軍俱拜於馬前。關公即請二夫人車仗出關,望洛陽進發。早有軍士報知洛陽太守韓福。韓福急聚眾將商議。牙將孟坦曰:「既無丞相文憑,即係私行;若不阻擋,必有罪責。」韓福曰:「關公勇猛,顏良,文醜,俱為所殺。今不可力敵,只須設計擒之。」孟坦曰:「吾有一計:先將鹿角攔定關口,待他到時,小將引兵和他交鋒,佯敗誘他來追,公可用暗箭射之。若關某墜馬,即擒解許都,必得重賞。」
여러 군사들이 말 앞에서 절하였다. 관운장이 곧 두 부인과 수레, 기물을 청하여 관을 나가 낙양을 바라보고 출발하였다. 일찍 군사들이 낙양태수 한복에게 보고하였다. 한복이 급히 여러 장수를 모아 상의하였다. 아장 맹탄이 말하기를 “승상의 허가증이 없으니 곧 사사로이 가는 것이니 만약 막지 않는다면 반드시 죄책이 있을 것입니다.”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관운장은 용맹하여 안량, 문추가 모두 죽음을 당하였다. 지금 힘으로 대적할 수 없으니 다만 계책을 내어 사로잡아야 한다.” 했다. 맹탄이 말하기를 “나에게 한 계책이 있으니 먼저 녹각을 가지고 관이 입구를 막고 이르는 때를 기다렸다가 소장(맹탄)이 군대를 이끌고 나가 그와 싸우다 거짓으로 패한 척 유인하여 쫓아오면 공(한복)이 몰래 화살을 쏘십시오. 만약 관운장이 말에서 떨어지면 곧 사로잡아 허도에 압송하면 반드시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했다.
商議停當,人報關公車仗已到。韓福彎弓插箭,引一千人馬,排列關口,問:「來者何人?」關公馬上欠身言曰:「吾漢壽亭侯關某,敢借過路。」韓福曰:「有曹丞相文憑否?」關公曰:「事冗不曾討得。」韓福曰:「吾奉丞相鈞命,鎮守此地,專一盤詰往來奸細。若無文憑,即係逃竄。」關公怒曰:「東嶺孔秀,已被吾殺。汝亦欲尋死耶?」韓福曰:「誰人與我擒之?」
적절한 것을 상의하고 있는데 사람이 관운장의 수레와 기물이 이미 이르렀음을 보고하였다. 한복이 화살을 걸고 시위를 가득 당기고 일천의 인마를 이끌고 관의 입구에 배열하였다. 묻기를 “오는 자는 누구인가?”하니 관운장이 말 위에서 몸을 빼고 말하기를 “나는 한 수정후 관운장이다. 감히 지나는 길을 빌리고자 한다.”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조승상의 허가증이 있는가?”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일이 번거로워서 허락을 얻지 못하였다.”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내가 승상의 명령을 받들어 이 땅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왕래하는 간세(첩자)를 자세히 살피는 것이다. 만약 허가증이 없으면 곧 도망치는 것입니다.” 했다. 관운장이 노하여 말하기를 “동령의 공수가 이미 나에게 죽음을 당하였다. 너도 또한 죽고자하는가?”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누가 나와 함께 그를 사로잡을 것인가?” 했다.
孟坦出馬,輪雙刀來取關公。關公約退車仗,拍馬來迎。孟坦戰不三合,撥回馬便走。關公趕來。孟坦只指望引誘關公,不想關公馬快,早已趕上,只一刀砍為兩段。關公勒馬回來,韓福閃在門首,盡力放了一箭,正射中關公左臂。公用口拔出箭,血流不住,飛馬逕奔韓福,衝散眾軍。韓福急閃不及,關公手起刀落,帶頭連肩,斬於馬下;殺散眾軍,保護車仗。
맹탄이 말을 타고 나와 쌍도를 돌리면서 와서 관운장을 취하려 했다.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을 물리고 말을 박차고 와 맞이하였다. 맹탄이 싸운 지 삼합이 안 되어 말을 돌려 달아났다. 관운장이 쫓아갔다. 매원이 관운장을 유인하기를 기대하였으나 관운장의 말이 빠르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여 금방 따라 잡혀 한칼에 베어져 두 토막이 났다. 관운장이 말고삐를 당겨 돌아가니 한복이 몸을 피하여 문 앞에 있으면서 모든 힘을 다해 하나의 화살을 쏘아 바로 관운장의 왼쪽 팔에 명중시켰다. 관운장이 입으로 화살을 뽑아내니 피가 흘러 멈추지 않는데 날듯이 말을 달려 재빨리 한복에게 달려가 여러 군사들에게 부딪혀 흩었다. 한복이 급히 몸을 피하려 하였으나 미치지 못하고, 관운장이 손을 들어 칼을 내리치니 머리와 어깨가 연이은 채로 베어져 말에서 떨어졌다. 여러 군사들을 죽이고 흩어 수레와 기물을 보호하였다.
關公割帛束住箭傷,於路恐人暗算,不敢久住,連夜投沂水關來。把關將乃并州人氏,姓卞,名喜,善使流星鎚;原是黃巾餘黨,後投曹操,撥來守關。當下聞知關公將到,尋思一計;就關前鎮國寺中,埋伏下刀斧手二百餘人,誘關公至寺,約擊盞為號,欲圖相害。安排已定,出關迎接關公。公見卞喜來迎,便下馬相見。喜曰:「將軍名震天下,誰不敬仰!今歸皇叔,足見忠義!」關公訴說斬孔秀,韓福之事。卞喜曰:「將軍殺之是也。某見丞相,代稟衷曲。」關公甚喜,同上馬過了沂水關,到鎮國寺前下馬。眾僧鳴鐘出迎。原來那鎮國寺乃漢明帝御前香火院,本寺有僧三十餘人。內有一僧,卻是關公同鄉人,法名普淨。
관운장이 비단을 찢어 화살에 맞은 상처를 묶고 길에서 다른 사람의 음모를 두려워하여 감히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밤을 연이어 기수관에 들어갔다. 기수관을 지키는 장수는 곧 병주 사람으로 성은 변이고, 이름은 희인데 유성추를 잘 사용하였다. 원래 황건의 여당으로 후에 조조에게 들어가 관을 다스리고 지켰다. 그 때 관운장이 장차 이른 다는 것을 듣고 한 계책을 생각해 내고는 관 앞의 진국사에 나아가 도부수 이백 여명을 매복시키고 관운장을 유인해 절에 이르면 잔을 치는 것으로서 신호를 삼아 해치려 하였다. 안배가 정해지자 관을 나가 관운장을 영접하였다. 관운장이 변희가 와서 맞는 것을 보고는 곧 말에서 내려 만났다. 변희가 말하기를 “장군의 이름이 천하를 흔드니 누군들 공경하고 우러르지 않으리오! 지금 황숙에게 돌아가는 것은 충분히 충의를 보인 것이오!” 했다. 관운장이 공수, 한복을 벤 일를 말하였다. 변희가 말하기를 “장군을 그들을 주인 것은 옳은 일입니다. 제가 승상을 뵈면 대신하여 간절하고 애뜻함을 아뢰겠습니다.” 했다. 관운장이 매우 기뻐하면서 함께 말에 올라 기수관을 지나 진국사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렸다. 여러 슬려들이 종을 울리며 나와 맞았다. 원래 진국사는 곧 한나라 명제 어전의 향화원으로 본사에 승려 삼십여 명이 있었다. 안에 한 승려가 있었는데 관운장과 같은 고향 사람으로 법명은 보정이었다.
當下普淨已知其意,向前與關公問訊,曰:「將軍離蒲東幾年矣?」關公曰:「將及二十年矣。」普淨曰:「還認得貧僧否?」公曰:「離鄉多年,不能相識。」普淨曰:「貧僧家與將軍家只隔一條河。」卞喜見普淨敘出鄉里之情,恐有走泄,乃叱之曰:「吾欲請將軍赴宴,汝僧人何得多言!」關公曰:「不然。鄉人相遇,安得不敘舊情耶?」
그 때 보정이 이미 그 뜻을 알고 앞을 향해 관운장과 안부를 물어 말하기를 “장군께서 포동을 떠난 것은 몇 년째입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거의 이십년에 아릅니다.” 했다. 보정이 말하기를 “아직도 빈승을 아시겠습니까?” 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고향을 떠난지 여러 해가 되어 알지 못합니다.” 했다. 보정이 말하기를 “빈승의 집은 장군의 집과 좁은 강을 사이하고 있습니다.” 했다. 변희가 보정이 고향 마을의 정을 펴는 것을 보고 누설됨이 있을 것을 두려워하여 이에 질책하여 말하기를 “내가 장군을 잔치에 나아오게 할 것을 청하였는데 너 승려는 어찌하여 말이 많은가!”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고향사람과 서로 만났으니 어찌 옛 정을 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했다.
普淨請關公方丈待茶。關公曰:「二位夫人在車上,可先獻茶。」普淨教取茶先奉夫人,然後請關入方丈。普淨以手舉所佩戒刀,以目視關公。公會意,命左右持刀緊隨。卞喜請關公於法堂筵席。關公曰:「卞君請關某,是好意?還是歹意?」卞喜未及回言,關公早望見壁衣中有刀斧手,乃大喝卞喜曰:「吾以汝為好人,安敢如此!」
보정이 관운장을 방장실(주지실)로 청하여 차를 대접하였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두 분의 부인이 수레 안에 있으니 먼저 차를 올리는 것이 옳습니다.” 했다. 보정이 차를 가져다 먼저 부인에게 올리게 한 후 관운장에게 방장에 들어오기를 청하였다. 보정이 손에 차고 있던 계도를 들고 눈짓으로 관운장을 보았다. 관운장이 뜻을 깨닫고 좌우에 명하여 칼을 가지고 붙어 따르게 했다. 변희가 관운장을 법당 자리에 청하였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변희가 나를 정한 것은 좋은 뜻입니까? 나쁜 뜻입니까?”하니 변희가 미쳐 대답하지 않았는데 관운장이 벽의 안에 도부수들이 있는 것을 바라보고는 곧 변희에게 크게 소리쳐 말하기를 “내가 너를 좋은 사람으로 여겼는데 어찌 감히 이 같이 하는가!” 했다.
卞喜知事泄,大叫:「左右下手!」左右方欲動手,皆被關公拔劍砍之。卞喜下堂遶廊而走,關公棄劍執大刀來趕。卞喜暗取飛鎚擲打關公。關公用刀隔開鎚,趕將入去,一刀劈卞喜為兩段,隨即回身來看二嫂。早有軍人圍住,見關公來,四下奔走。關公趕散,謝普淨曰:「若非吾師,已被此賊害矣。」普淨曰:「貧僧此處難容,收拾衣缽,亦往他處雲游也。後會有期,將軍保重。」
변희가 일이 누설되었음을 알고 크게 소리치기를 “좌우는 시작하라!” 좌우가 바야흐로 손을 움직이고자 하였는데 관운장이 검을 뽑아 모두 베었다. 변희가 대청을 내려와 복도를 돌아 달아나니 관운장이 검을 버리고 큰 칼을 잡아 쫒았다. 변희가 몰래 비추를 잡아 관운장에게 던졌다. 관운장이 칼을 써서 추를 막고 쫓아 들어가 한 칼로 변희를 쪼개 두 토막으로 만들고 곧 몸을 돌려 두 형수를 뵈었다. 군인들이 둘러싸고 있다가 관운장이 오는 것을 보고는 사방으로 달아났다. 관운장이 쫓아가 흩어버리고 보정에게 감사하며 말하기를 “만약 우리 스님이 아니었다면 이미 이 도적들에게 해를 입었을 것입니다.”했다. 보정이 말하기를 “빈승은 이곳에서 용납되기 어려우니 옷과 밥그릇을 거두어 또한 다른 곳에 가 구름처럼 노닐 것입니다. 후에 만나기를 기약하니 장군께서는 보중하십시오,”했다.
關公稱謝,護送車仗,住滎陽進發。滎陽太守王植,卻與韓福是兩親家;聞得關公殺了韓福,商議欲暗害關公,乃使人守住關口。待關公到時,王植出關,喜笑相迎。關公訴說尋兄之事。植曰:「將軍於路驅馳,夫人車上勞困,且請入城,館驛中暫歇一宵,來日登途未遲。」
관운장이 사의를 표하고 수레와 기물들을 호송하여 형양으로 출발하였다. 형양태수 왕식은 한복과 인척이었다. 관운장이 한복을 죽였다는 것을 듣고 상의하여 몰래 관운장을 죽이고자 하여 이에 사람을 시켜 관의 입구를 지키게 하였다. 관운장이 이를 때를 기다려 왕식이 관을 나가 기쁘게 웃으며 맞이하였다. 관운장이 형님을 찾아가는 일을 간곡히 말하였다. 왕식이 말하기를 “장군께서 길을 달리시고, 부인께서는 수레를 탔으니 수고롭고 곤궁하였을 것이니 성에 들어가 관역에서 잠시 하룻밤 쉬시고, 내일 길을 떠나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했다.
關公見王植意甚殷勤,遂請二嫂入城。館驛中皆鋪陳了當。王植請公赴宴,公辭不往;植使人送筵席至館驛。關公因於路辛苦,請二嫂膳畢,就正房歇定;令從者各自安歇,飽餵馬匹。關公亦解甲憩息。
관운장은 왕식의 뜻이 매우 은근함을 보고 마침내 두 형수에게 청하여 성에 들어갔다. 관역 안은 모두 이부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왕식이 관운장을 정하여 연회를 열었으나 관운장이 사양하고 가지 않았다. 왕식이 사람을 시켜 술과 음식을 보내 역관에 이르게 하였다. 관운장이 길에서 고생한 것으로 인하여 두 형수가 식사를 마치자 본채에 들어가 쉴 것을 청하고, 종자들도 각기 편안히 쉬게 하며, 말을 배불리 먹이게 하였다. 관운장도 또한 갑옷을 벗고 쉬었다.
卻說王植密喚從事胡班聽令曰:「關某背丞相而逃,又於路殺太守并守關將校,死罪不輕!此人武勇難敵。汝今晚點一千軍圍住館驛,一人一個火把,待三更時分,一齊放火;不問是誰,盡皆燒死!吾亦自引軍接應。」胡班領命,便點起軍士,密將乾柴引火之物,搬於館驛門首,約時舉事。胡班尋思:「我久聞關雲長之名,不識如何模樣,試往窺之。」乃至驛中,問驛吏曰:「關將軍在何處?」答曰:「正廳上觀書者是也。」
각설하고 왕식이 비밀리에 종사 호반을 불러 명령하여 말하기를 “관운장은 승상을 배반하고 도망하였고, 또 길에서 태수와 관을 지키는 장교를 죽였으니 죽을죄가 가볍지 않구나! 이 사람은 무용이 대적하기 어렵다. 너는 오늘 저녁 일천의 군사를 점검하여 관역을 포위하는데 한 사람마다 한 개의 불을 들고 삼경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일제히 불을 놓아서 누구인지를 묻지 말고 모두 태워죽이라! 내가 또한 군대를 이끌고 대응할 것이다.” 했다. 호반이 명령을 받고 곧 군사를 점검하여 비밀리에 마른 섶과 불을 당길 물건을 가지고 관역의 문 옆에 옮기고 약속한 때에 거사하기로 하였다. 호반이 생각하기를 “내가 관운장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되었는데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지 못하니 시험삼아 가서 엿보아야겠다.”하고는 이에 역 안에 이르러 역리에게 물어 말하기를 “관장군은 어디에 있는가?”하니 대답하여 말하기를 “정면에서 글을 보는 이입니다.” 했다.
胡班潛至廳前,見關公左手綽髯,於燈下几看書。班見了,失聲歎曰:「真天人也!」公問何人。胡班入拜曰:「滎陽太守部下從事胡班。」關公曰:「莫非許都城外胡華之子否?」班曰:「然也。」公喚從者於行李中取書付班。班看畢,歎曰:「險些誤殺忠良!」遂密告曰:「王植心懷不仁,欲害將軍,暗令人四面圍住館驛,約於三更放火。今某當先去開了城門,將軍急收拾出城。」
호반이 조용히 대청 앞에 이르러 관운장을 보니 왼손으로 구레나룻을 쓰다듬으며 등 아래서 책상에 기댄 채 글을 보고 있었다. 호반이 보고는 자기도 무르게 탄복하여 말하기를 “참으로 천인이구나!”하니 관운장이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호반이 들어가 절하며 말하기를 “형양태수 부하인 종사 호반입니다.”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허도성 밖 호화의 아들이 아닌가?”하니 호반이 말하기를 “그러합니다.” 했다. 관운장이 종자를 불러 행장 안에서 글을 꺼내 호반에게 주었다. 호반이 보기를 마치고 탄식하며 말하기를 “자칫했으면 충량을 잘못 죽일뻔 하였구나!”하고는 마침내 비밀리에 고하여 말하기를 “왕식이 마음속으로 仁하지 않음을 품고 장군을 해치고자 하여 몰래 사람들로 하여금 사방으로 관역을 둘러싸게 하고, 삼경에 불을 놓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지금 제가 마땅히 먼저 가서 성문을 열 것이니 장군께서는 급히 거두어서 성을 나가십시오.” 했다.
關公大驚,忙披挂提刀上馬,請二嫂上車,盡出館驛,果見軍士各執火把聽候。關公急來到城邊,只見城門已開。關公催車仗急急出城。胡班還去放火。關公行不到數里,背後火把照耀,人馬趕來。當先王植大叫:「關某休走!」關公勒馬,大罵:「匹夫!我與你無讎,如何令人放火燒我?」王植拍馬挺鎗,逕奔關公;被關公攔腰一刀,砍為兩段。人馬都趕散。關公催車仗速行,於路感胡班不已。
관운장이 크게 놀라 황급히 갑옷을 입고 칼을 지니고 말에 올라 두 형수가 수레에 오를 것을 청하고 모두 관역을 나가는데 과연 군사들이 각각 불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관운장이 급히 가서 성 가에 이르니 성문이 이미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을 재촉하여 급급히 성을 나갔다. 호반이 돌아가 불을 놓았다. 관운장이 가서 몇 리에 이르지 않아 뒤에서 횃불이 밝게 비치며 인마가 쫓아 왔다. 앞선 왕식이 크게 소리치기를 “관운장은 달아나지 말라!”했다. 관운장이 말의 고삐를 당겨 멈추고는 크게 욕하여 말하기를 “필부야! 내가 너와 원수진 것이 없는데 어찌하여 사람을 시켜 불을 놓아 나를 태워 죽이려하는가?” 했다. 왕식이 말을 박차고 창을 들고 재빨리 관운장에게 달려갔다. 관운장이 한 칼에 허리를 가로 끊어 두 토막으로 베었다. 인마들을 모두 쫓아 흩었다. 관운장이 수레와 기물을 재촉하여 빠르게 가면서 길에서 호반에게 감사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行至滑州界首,有人報與劉延。延引數十騎,出郭而迎。關公馬上欠身而言曰:「太守別來無恙!」延曰:「公今欲何往?」公曰:「辭了丞相,去尋吾兄。」延曰:「玄德在袁紹處,紹乃丞相讎人,如何容公去?」公曰:「昔日曾言定來。」延曰:「今黃河渡口關隘,夏侯惇部將秦琪據守。恐不容將軍過去。」公曰:「太守應付船隻,若何?」延曰:「船隻雖有,不敢應付。」公曰:「我前者誅顏良,文醜,亦曾與足下解厄。今日求一渡船而不與,何也?」延曰:「只恐夏侯惇知之,必然罪我。」
가서 활주 경계에 이르렀는데 어떤 사람이 유연에게 보고하였다. 유연이 수 십기를 이끌고 성곽을 나와 맞이하였다. 관운장이 말위에서 몸을 굽히고 말하기를 “태수는 별 탈 없으시오!”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관운장은 지금 어디로 사시려합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승상을 하직하고 내 형님을 찾아 갑니다.”했다. 유연이 말하기를 “유현덕은 원소에게 있고, 원소는 곧 승상의 원수이니 어떻게 공이 가는 것을 용납하였겠습니까?”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지난날 일찍이 약속이 있었다.”했다. 유연이 말하기를 “지금 황하 나루의 관은 하후돈의 부장 진기가 지키고 있습니다. 장군이 지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태수께서는 배 한척을 내어 주는 것이 어떠합니까?”했다. 유연이 말하기를 “배는 비록 있으나 감히 줄 수는 없습니다.”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내가 앞서 안량과 문추를 죽여 또한 일찍이 그대의 재앙을 풀어주었습니다. 오늘 한척의 건널 배를 구하는데도 주지 않는 것은 왜입니까?”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하후돈이 그것을 알면 반드시 나에게 죄줄 것을 두려워합니다.” 했다.
關公知劉延無用之人,遂自催車仗前進。到黃河渡口,秦琪引軍出問來者何人?關公曰:「漢壽亭侯關某也。」琪曰:「今欲何往?」關公曰:「欲投河北去尋兄長劉玄德,敬來借渡。」琪曰:「丞相公文何在?」公曰:「吾不受丞相節制,有甚公文?」琪曰:「吾奉夏侯將軍將令,守把關隘,你便插翅,也飛不過去!」關公大怒曰:「你知我於路斬戮攔截者乎?」琪曰:「你只殺得無名下將,敢殺我麼?」關公怒曰:「汝比顏良,文醜,若何?」
관운장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마침내 스스로 수레와 기물을 제촉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황하 나루에 이르니 진기가 군대를 이끌고 나와 묻기를 “오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한수정후관운장입니다.”했다. 진기가 말하기를 “지금 어디로 가려합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하북에 들어가 형님 유현덕을 찾으려하니 공경히 나루를 빌리려 합니다.”했다. 진기가 말하기를 “승상의 공문은 어디에 있습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내가 승상의 통제를 받지 않는데 무슨 공문이 있겠습니까?” 했다. 진기가 말하기를 “내가 하후돈 장군의 명령을 받들어 관을 지키고 있다. 네가 곧 날개를 꼿고 날아도 지나가지 못할 것이다!” 했다. 관운장이 크게 노하여 말하기를 “너는 내가 길에서 막는 자를 죽였다는 것을 아는가?”하니 진기가 말하기를 “네가 이름 없는 하급 장수를 죽였을 뿐인데 감히 나를 죽이겠다는 것인가?”했다. 관운장이 노하여 말하기를 “너는 안량과 문추에 견주어 어떠한가?” 했다.
秦琪大怒,縱馬提刀,直取關公。二馬相交,只一合,關公刀起,秦琪頭落。關公曰:「當吾者已死,餘人不必驚走。速備船隻,送我渡河。」軍士急撐舟傍岸。關公請二嫂上船渡河。渡過黃河,便是袁紹地方。關公所歷關隘五處,斬將六員。後人有詩歎曰:
진기가 크게 노하여 말을 몰아 칼을 가지고 곧바로 관운장을 취하려 했다. 두 말이 서로 엇갈리고 일합 만에 관운장이 칼을 일으키니 진기의 머리가 떨어졌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나를 막는 자가 이미 죽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반드시 놀라 달아날 필요가 없다. 속히 배를 준비하여 내가 강을 건너보내라.” 했다. 군사들이 급히 배를 저어 강가에 대었다. 관운장이 두 형수에게 배에 오르기를 청하여 강을 건넜다. 황하를 건너니 곧 이는 원소의 땅이었다. 관운장이 관을 지난 것이 다섯 곳이고, 장수의 목을 벤 것이 여섯 명이었다. 후세 사람들이 시를 지어 기린 것이 있으니
掛印封金辭漢相,尋兄遙望遠途還。馬騎赤兔行千里,刀偃青龍出五關。忠義慨然沖宇宙,英雄從此震江山。獨行斬將應無敵,今古留題翰墨間。
관인을 걸며 금을 봉한 후 한나라 승상을 하직하고, 멀리 형님 찾아 먼길 가네./하루 천리 가는 적토마 타고 청룡언월도 잡고 다섯 관 나서네./충의는 치솟아 하늘높이 날고, 영웅은 이로부터 강산에 떨친다./홀로 가면서 장수 베는데 대적할 이 없고, 고금의 글 속에 남아 있다./
關公於馬上自歎曰:「吾非欲沿途殺人,奈事不得已也。曹公知之,必以我為負恩之人矣。」正行間,忽見一騎自北而來,大叫:「雲長少住!」關公勒馬視之,乃孫乾也。關公曰:「自汝南相別,一向消息若何?」
관운장이 말 위에서 스스로 탄식하며 말하기를 “내가 도중에 사람을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일이 부득이 해서이다. 조조가 그것을 알면 반드시 내가 은혜를 등진 사람이라 여길 것이다.”했다. 가는 사이에 갑자기 말 탄 사람 한 명이 크게 외쳐 말하기를 “관운장은 잠시 멈추시오!” 했다. 관운장이 말을 멈추고 보니 곧 손건이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여남에서 서로 이별한 후 내내 소식이 어떠합니까?” 했다.
乾曰:「劉辟,龔都,自將軍回兵之後,復奪了汝南;遣某往河北結好袁紹,請玄德同謀破曹之計。不想河北將士,各相妒忌。田豐尚囚獄中;沮授黜退不用;審配,郭圖,各自爭權;袁紹多疑,主持不定。某與劉皇叔商議,先求脫身之計。今皇叔已住汝南會合劉辟去了。恐將軍不知,反到袁紹處,或為所害,特遣某於路迎接將來。幸於此得見。將軍可速往汝南與皇叔相會。」
손건이 말하기를 “유벽과 공도는 장군이 군대를 돌린 후 다시 여남을 빼앗고, 저(손건)를 하북에 보내 원소와 우호를 맺어 유현덕과 함께 조조를 깨트릴 계책을 도모하였습니다. 생각지 않게도 하북의 장사들이 각기 서로 투기하였습니다. 전풍은 아직도 옥중에 갖혀 있고, 저수는 축출되어 물러나 쓰여지지 못하고, 심배, 곽도는 각기 권력을 다투고, 원소는 의심이 많아 주장하는 것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저와 유황숙(유현덕)이 상의하여 먼저 몸을 뺄 계책을 찾았습니다. 지금 황숙(유현덕)이 이미 여남에 유벽과 회합하러 갔습니다. 장군께서 알지 못하시고 도리어 원소에게 이르렀다가 혹 해를 받을까 하여 특별히 저(손건)를 보내 길에서 맞아오게 하였습니다. 요행히 여기에서 만났습니다. 장군께서는 속히 여남에 가서 황숙(유현덕)과 서로 만나십시오.” 했다.
關公教孫乾拜見夫人。夫人問其動靜。孫乾備說:「袁紹二次欲斬皇叔,今幸脫身往汝南去了。夫人可與皇叔到此相會。」二夫人皆掩面垂淚。關公依言,不投河北去,逕取汝南來。
관운장이 손건으로 하여금 부인을 뵙게 하였다. 부인이 그 동정을 물었다. 손건이 갖추어 말하기를 “원소가 두 번이나 황숙(유현덕)을 베려하였는데 지금은 요행히도 몸을 빼 여남에 갔습니다. 부인께서는 여기에 가서 황숙(유현덕)과 서로 만날 수 있습니다.” 했다. 두 부인이 모두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관운장이 손건의 말에 의하여 하북에 들어가지 않고 빠르게 여남으로 갔다.
正行之間,背後塵埃起處,一彪人馬趕來。當先夏侯惇大叫「關某休走!」正是:六將阻關徒受死,一軍攔路復爭鋒。畢竟關公怎生脫身,且看下文分解。
바로 가는 사이에 뒤쪽에서 먼지가 일어나고 한 무리의 인마가 쫓아 왔다. 앞장 선 하후돈이 크게 소리치기를 “관운장은 달아나지 말라!”했으니 바로 이러하다. “여섯 장수 관을 막다 헛되이 죽음 받았고, 일군이 길을 막고, 다시 싸우자한다. 끝내 관운장이 어떻게 몸을 빼낼지 또한 아래 글에서 나누어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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