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四十九回:七星壇諸葛祭風,三江口周瑜縱火
제49회 제갈공명은 칠성단에서 바람을 제사하고, 주유는 삼강구에서 불을 놓다.
卻說周瑜立於山頂,觀望良久,忽然望後而倒,口吐鮮血,不省人事。左右救回帳中。諸將皆來動問,盡皆愕然,相顧曰:「江北百萬之眾,虎踞鯨吞。不料都督如此,倘曹兵一至,,如之奈何?」慌忙差人申報吳侯,一面求醫調治。
각설하고 주유는 산 정상에 서서 오래 동안 바라보았는데 홀연히 뒤를 바라보고 엎어져 입으로 붉은 피를 토하고 사람의 일을 살피지 못하였다. 좌우가 구원하여 장막 안으로 돌아갔다. 여러 장수들이 모두 와서 병세를 물어보고는 모두 크게 놀라 서로 돌아보며 말하기를 “강북에서 백만의 무리가 호랑이처럼 걸터앉고 고래처럼 삼키려합니다. 도독께서 이 같음을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만일 조조의 군대가 한번 이르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고는 황망히 오후에게 사람을 보내 보고하는 한편으로 의원을 구하여 치료하게 하였다.
卻說魯肅見周瑜臥病,心中憂悶,來見孔明,言周瑜猝病之事。孔明曰:「公以為何如!」肅曰:「此乃曹操之福,江東之禍也。」孔明笑曰:「公瑾之病,亮亦能醫。」肅曰:「誠如此,則國家幸甚!」即請孔明同去看病。肅先入見周瑜。瑜以被蒙頭而臥。肅曰:「都督病勢若何?」周瑜曰:「心腹攪痛,時復昏迷。」肅曰:「曾服何藥餌?」瑜曰:「心中嘔逆,藥不能下。」肅曰:「適來去望孔明,言能醫都督之病。現在帳外,煩來醫治,何如?」
각설하고 노숙이 주유가 병으로 누운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근심하여 제갈공명을 만나 주유가 갑작스럽게 병든 일을 말하였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공(노숙)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했다. 노숙이 말하기를 “이는 곧 조조의 복이요 강동의 화입니다.”하니 제갈공명이 웃으며 말하기를 “주유의 병은 제가 또한 의원이 될 수 있습니다.”했다. 노숙이 말하기를 “진실로 이 같다면 곧 국가를 위해 매우 다행입니다.”하고는 곧 제갈공명과 함께 가서 병을 살펴줄 것을 청하였다. 노숙이 먼저 들어가 주유를 만났다. 주유는 이불로 머리를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노숙이 말하기를 “도독의 병세는 어떠합니까?”하니 주유가 말하기를 “마음과 배가 어지럽고 아프며 때로 혼미해짐을 반복합니다.”했다. 노숙이 말하기를 “일찍이 무슨 약과 음식을 복용하였습니까?”하니 주유가 말하기를 “마음속에서 구역질이 나서 약이 내려가지 않습니다.”했다. 노숙이 말하기를 “마침 제갈공명을 보러 갔다 왔는데 도독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현재 장막 밖에 있으니 번거롭더라도 와서 치료하라 하는 것이 어떠합니까?”했다.
瑜命請入,教左右扶起,坐於床上。孔明曰:「連不晤君顏,何期貴體不安!」瑜曰:「『人有旦夕禍福』,豈能自保?」孔明笑曰:「『天有不測風雲』,人又豈能料乎?」瑜聞失色,乃作呻吟之聲。孔明曰:「都督心中似覺煩積否?」瑜曰:「然。」孔明曰:「必須用涼藥以解之。」瑜曰:「已服涼藥,全然無效。」孔明曰:「須先理其氣;氣若順,則呼吸之間,自然痊可。」
주유가 청하여 들어오게 하고, 좌우로 하여금 부축하여 일으켜 침상 위에 앉게 하였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한동안 그대의 얼굴을 뵙지 못하였는데 귀한 몸이 편안하지 못한 것은 생각지 못하였습니다.”했다. 주유가 말하기를 “‘사람은 아침저녁의 화와 복이 있다.’했으니 어찌 스스로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했다. 제갈공명이 웃으며 말하기를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는 풍운이 있다.’하니 사람이 또한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하니 주유가 듣고 얼굴색이 변하면서 곧 신음하는 소리를 내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도독의 마음속에 번뇌 같은 것이 쌓여있지 않습니까?”하니 주유가 말하기를 “그러합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반드시 서늘한 약을 쓰는 것으로서 풀어야 합니다.”주유가 말하기를 “이미 서늘한 약을 복용하였지만 전연 효험이 없습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모름지기 먼저 그 기운을 다스려야 하고, 기운이 순해지면 곧 호흡하는 사이에 자연히 병이 나을 것입니다.”했다.
瑜料孔明必知其意,乃以言挑之曰:「欲得順氣,當服何藥?」孔明笑曰:「亮有一方,便教都督氣順。」瑜曰:「願先生賜教。」孔明索紙筆,屏退左右,密書十六字曰:「欲破曹公,宜用火攻;萬事俱備,只欠東風。」寫畢,遞與周瑜曰:「此都督病源也。」
주유는 제갈공명이 반드시 그 뜻을 알고 있음을 헤아리고는 곧 말로서 도전하여 말하기를 “순한 기운을 얻고자 한다면 어떤 약을 복용하는 것이 마땅합니까?”하니 제갈공명이 웃으며 말하기를 “저에게 한 방법이 있으니 곧 도독의 기운을 순하게 하겠습니다.”했다. 주유가 말하기를 “선생께서 가르침을 내려주실 것을 원합니다.”했다. 제갈공명이 종이와 붓을 찾아 좌우를 물리치고 비밀 열여섯 글자를 썼는데 “조조를 깨트리고자 한다면 마땅히 화공을 써야하고, 모든 일이 갖추어졌으나 다만 동풍이 빠졌습니다.”했다. 글쓰기를 마치고 주유에게 전하여 주며 말하기를 “이것이 도독의 병의 근원입니다.”했다.
瑜見了大驚,暗思:「孔明真神人也!早已知我心事!只索以實情告之。」乃笑曰:「先生已知我病源,將用何藥治之?事在危急,望即賜教。」孔明曰:「亮雖不才,曾遇異人,傳授奇門遁甲天書,可以呼風喚雨。都督若要東南風時,可於南屏山建一臺,名曰『七星壇』。高九尺,作三層,用一百二十人,手執旗旛圍遶。亮於臺上作法,借三日三夜東南大風,助都督用兵,何如?」瑜曰:「休道三日三夜,只一夜大風,大事可成矣。只是事在目前,不可遲緩。」孔明曰:「十一月二十日甲子祭風,至二十二日丙寅風息,如何?」
주유가 보고 크게 놀라 속으로 생각하기를 “제갈공명은 참으로 신인이구나! 이미 내 마음의 일을 알고 있구나! 부득이 실정으로서 말해야겠구나!”하고는 곧 웃으며 말하기를 “선생께서 이미 내 병의 근원을 알고 있으니 장차 어떤 약을 써서 치료해야 합니까? 일이 위급하니 가르침을 내려 주실 것을 바랍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제가 비록 재능은 없으나 일찍이 기이한 사람을 만나 기문둔갑의 천서를 전수받아 바람을 부르고 비를 부를 수 있습니다. 도독께서 만약 동남풍이 불기를 원한다면 남병산에 하나의 대를 세우고 이름을 ‘칠성단’이라 합니다. 높이 아홉 자로 삼층을 짓고, 백이십 명을 써서 손에 깃발을 잡고 둘러쌉니다. 제가 대 위에서 법을 지어 삼일 밤낮동안 동남쪽에서 큰 바람을 빌어 와 도독이 군대 쓰는 것을 도울 것이니 어떻습니까?”했다. 주유가 말하기를 “삼일 밤낮이 아니더라도 하룻밤만 큰 바람이 불면 큰 일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일은 눈앞에 있으니 늦출 수 없습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십일월이십일 갑자일에 바람이 불도록 제사하고, 이십일 병인일에 바람이 그치도록하면 어떻습니까?”했다.
瑜聞言大喜,矍然而起。便傳令差五百精壯軍士,往南屏山築壇;撥一百二十人,執旗守壇,聽候使令。
주유가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고 놀라서 일어났다. 곧 명령을 내려 오백 명의 건장한 군사를 보내 남병산에 단을 쌓게 하고, 백이십 명을 뽑아 깃발을 잡고 단을 지키며 명령을 기다리게 하였다.
孔明辭別出帳,與魯肅上馬,來南屏山相度地勢,令軍士取東南方赤土築壇。方圓二十四丈,每一層高三尺,共是九尺。下一層插二十八宿旗:東方七面青旗,按角,亢,氐,房,心,尾,箕,布蒼龍之形;北方七面皂旗,按斗,牛,女,虛,危,室,壁,作玄武之勢:西方七面白旗,按奎,婁,冑,昴,畢,觜,參,踞白虎之威;南方七面紅旗,按井,鬼,柳,星,張,翼,軫,成朱雀之狀。第二層周圍黃旗六十四面,按六十四卦,分八位而立。上一層用四人,各人戴束髮冠,穿皂羅袍,鳳衣博帶,朱履方裾,前左立一人,手執長竿,竿尖上用雞羽為葆,以招風信;前右立一人,手執長竿,竿上繫七星號帶,以表風色;後左立一人,捧寶劍;後右立一人,捧香爐。壇下二十四人,各持旌旗,寶蓋,大戟,長戈,黃旄,白銊,朱旛,皂縣,環遶四面。第二層周圍黃旗六十四面,按六十四卦,分八位而立。上一層用四人,各人戴束髮冠,穿皂羅袍,鳳衣博帶,朱履方裾,前左立一人,手執長竿,竿尖上用雞羽為葆,以招風信;前右立一人,手執長竿,竿上繫七星號帶,以表風色;後左立一人,捧寶劍;後右立一人,捧香爐。壇下二十四人,各持旌旗,寶蓋,大戟,長戈,黃旄,白銊,朱旛,皂縣,環遶四面。
제갈공명이 하직하고 장막을 나와 노숙과 함께 말에 올라 남병산으로 가 지세를 살피고, 군사로 하여금 동남쪽의 붉은 흙을 가져다 단을 쌓게 하였다. 단의 둘레는 이십사장이고 매 층의 높이는 세자로 모두 아홉 자였다. 아래 일층에는 이십팔수(28별자리)의 깃발을 꼿고, 동쪽의 일곱 장 청기는 각, 항, 저, 방, 심, 미, 기의 별자리 위치에 따라 창룡의 형상으로 배치하고, 북쪽의 일곱 장 검은 깃발은 두, 우, 여, 허, 위, 실, 벽의 별자리 위치에 따라 현무의 현세를 짓고, 서쪽 일곱 장의 흰 깃발은 규, 루, 주, 앙, 필, 자, 참의 별자리 위치에 따라 백호가 웅크린 위엄으로 하였다. 남쪽 일곱 장의 붉은 기는 정, 귀, 류, 성, 장, 익, 진의 별자리 위치에 따라 주작의 형상을 이루었다. 제 2층에는 둘레에 육십네 장의 황기를 둘렀는데 육십사괘의 위치에 따라 여덟자리로 나누어 세웠다. 위 일층은 네 사람을 써서 각 사람들은 속발관을 쓰고 조라포를 입었으며 봉의를 입고 박대를 매고, 붉은 신발에 후수를 늘어뜨렸다. 앞의 왼쪽에는 한 사람을 세웠는데 손에는 긴 장대를 잡게하고 장대 끝에는 닭 날개를 써서 보를 삼아 바람의 방향을 나타내었다. 앞의 오른 쪽에 한 사람을 서게 하고 손에는 긴 장대를 잡게 하고, 장대 끝에는 칠성호대를 매는 것으로서 바람의 색을 표시하였다. 뒤의 왼쪽에는 한 사람을 세우고 보검을 받들게하고, 뒤의 오른 쪽에 한 사람을 세우고 향로를 받들게 하였다. 단 아래에는 이십사 명을 두고 각각 정기를 지니게 하고, 보개, 대극, 장과 황모, 백월, 주번, 조현을 사면에 둘렀다.
孔明於十一月二十日甲子吉辰,沐浴齋戒,身披道衣,跣足散髮,來到壇前,分付魯肅曰:「子敬自往軍中相助公瑾調兵。倘亮所祈無應,不可有怪。」魯肅別去。孔明囑付守壇將士:「不許擅離方。不許交頭接耳。不許失口亂言。不許失驚打怪。如違令者斬。」眾皆領命。孔明緩步登壇,觀瞻方位已定,焚香於爐,注水於盂,仰天暗祝。下壇入帳中少歇,令軍士更替吃飯。孔明一日上壇三次,下壇三次,卻不見有東南風。
제갈공명은 십일월 이십일 갑자일 길일에 목욕재계하고 몸에는 도복을 풀어헤치고 신발을 벗고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단의 앞에 이르러 노숙에게 부탁하여 말하기를 “노숙은 스스로 군중에 가서 주유를 도와 군대를 훈련시키십시오. 혹 제가 기도한 바가 응답함이 없어도 괴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했다. 노숙이 이별하고 갔다. 제갈공명이 단을 지키는 장사에게 부탁하여 “멋대로 방향을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엉겁결에 말하거나 어지럽게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놀라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 하거나 괴이하게 여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만일 병령을 어기는 자는 머리를 벤다.”했다. 여럿이 모두 명을 받았다. 제갈공명이 느린 걸음으로 단에 올라 방위가 이미 정해진 것을 바라보고는 향로에 향을 사르고, 사발에 물을 붓고 하늘을 우러러 축원하였다. 단을 내려가 장막 안으로 들어가 잠시 쉬고, 군사로 하여금 다시 교대로 밥을 먹게 하였다. 제갈공명이 하루에 세 번 단에 오르고, 세 번 단을 내려왔으나 동남풍의 기미는 모이지 않았다.
且說周瑜請程普,魯肅一班軍官,在帳中伺侯,只等東南風起,便調兵出;一面關報孫權接應。黃蓋已自準備火船二十隻,船頭密布大釘;船內裝載蘆葦乾柴,灌以魚油,上鋪硫黃燄硝引火之物,各用青布油單遮蓋;船頭上插青龍牙旗,船尾各繫走舸。在帳下聽侯,只等周瑜號令。甘寧,闞澤窩盤蔡和,蔡中,在外寨中,每日飲酒,不放一卒登岸。周圍盡是東吳軍馬,把得水洩不通。只等帳上號令下來。
각설하고 주유는 정보, 노숙 등 한 떼의 군관을 청하여 장막 안에 있으면서 기다리고 있다가 동남풍이 일어나면 곧 군대를 출병하라하고, 한편으로 손권에게 공문을 보내 호응하여 할 수 있게 하였다. 황개는 이미 스스로 화선 이십여척을 준비하고, 뱃머리에는 빽빽하게 큰 못을 펼치고, 배 안에는 갈대와 마른 섶을 싣고 어유를 뿌리고 위에는 유황과 염초 등 인화물을 덮고 각각에는 청포에 기름을 흠뻑 먹인 청포를 써서 지붕을 덮었다. 뱃머리 위에는 청룡아기를 꼿았으며 배꼬리에는 각각 속도가 빠른 배를 매어 놓고 장막에 있으면서 주유의 명령을 기다렸다. 감녕과 감택은 채화와 채중을 달래며 밖의 영채 안에 있으면서 매일 술을 마시면서 한 명의 병졸도 강가에 오르지 못하게 하였다. 주위는 모두 동오의 군마뿐으로 물샐틈없이 하고, 오직 위에서 명령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周瑜正在帳中坐議,探子來報:「吳侯船隻離寨八十五里停泊,只等都督好音。」瑜即差魯肅遍告各部下官兵將士:「俱各收拾船隻軍器帆櫓等物。號令一出,時刻休違。倘有違誤,即按軍法。」眾兵將得令,一個個磨拳擦掌,準備廝殺。
주유가 장막 안에 앉아 논의하고 있는데 척후가 와서 보고하기를 “오후의 배가 영채에서 팔십오리 떨어진 곳에 정박하고 도독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했다. 주유가 곧 노숙을 보내 각 부하 관병과 장사에게 두루 알리게 하고 “모두는 각각 배와 무기, 돛, 노 등의 물건을 수습하라. 명령이 내려지면 일제히 나가 시각을 어기지 말라. 혹 어기고 잘못함이 있으면 곧 군법을 따르겠다.”했다. 여러 장병들이 명령을 받고는 개개가 주먹을 비비고, 손바닥을 비비며 싸움을 준비하였다.
是日看看近夜,天色清明,微風不動。瑜謂魯肅曰:「孔明之言謬矣。隆冬之時,怎得東南風乎?」肅曰:「吾料孔明必不謬談。」
이날 밤이 가까워지는데도 하늘은 청명하고 작은 바람도 불지 않았다. 주유가 노숙에게 일러 말하기를 “제갈공명의 말이 어긋났다. 한겨울의 때에 어찌 동남풍이 불 수 있겠는가?”하니 노숙이 말하기를 “저는 제갈공명이 반드시 속이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했다.
將近三更時分,忽聽風聲響,旗旛轉動。瑜出帳看時時,旗腳竟飄西北,霎時間東南風大起。
삼경이 가까워졌을 때 홀연히 바람소리가 들리고 깃발이 움직였다. 주유가 장막을 나가 살펴보니 깃발이 마침내 서북쪽으로 나부끼고, 삽시간에 동남풍이 크게 일어났다.
瑜駭然曰:「此人有奪天地造化之法,鬼神不測之術!若留此人,乃東吳禍根也。及早殺卻,免生他日之憂。」急喚帳前護軍校尉丁奉,徐盛二將:「各帶一百人。徐盛從江內去,丁奉從旱路去,都到南屏山七星壇前。休問長短,拏住諸葛亮便行斬首,將首級來請功。」
주유가 깜짝 놀라 말하기를 “이 사람은 천지조화를 빼앗는 법과 귀신도 헤아리지 못하는 방법을 소유하고 있구나! 만약 이 사람을 머물러두게(살려두면) 한다면 곧 동오의 화근이 될 것이다. 일찍 죽여서 다른 날 근심이 생겨나는 것을 면할 것이다.”하고는 급히 장막 앞으로 호군교위 정봉, 서성 두 장수를 불러 “각각 백명을 데리고 서성은 강을 따라가고 정봉은 육지를 따라 가 모두 남병산 칠성단 앞에 이르라. 길고 짧음을 묻지 말고 제갈공명을 잡으면 곧 머리를 베고 수급을 가지고 와 공을 청하라.”했다.
二將領命,徐盛下船,一百刀斧手,蕩開棹槳;丁奉上馬,一百弓拏手,各跨征駒,往南屏山來。於路正迎著東南風起。後人有詩曰:七星壇上臥龍登,一夜東風江水騰,不是孔明施妙計,周郎安得逞才能?
두 장수가 명령을 받고 서성은 (강에)배를 내리고 백명의 도부수가 노를 저어 당당하게 나아갔고, 정봉이 말에 오르자 백명의 궁노수는 전마를 타고 남병산으로 갔는데 길에서 동남풍이 일어나는 것을 맞았다. 뒷사람이 지은 시가 있다. 시에 “칠성단에 와룡이 오르자 하룻밤 동남풍이 일어 강물이 요동친다. 제갈공명이 현묘한 계책을 베풀지 않았다면 주유가 어찌 재능을 펼칠 수 있었겠는가?”했다.
丁奉馬軍先到,見壇上執旗將士,當風而立。丁奉下馬提劍上壇,不見孔明,慌問守壇將士。答曰:「恰纔下壇去了。」丁奉忙下壇尋時,徐盛船已到。二人聚於江邊。小卒報曰:「昨晚一隻快船停在前灘口,適間卻見孔明披髮下船。那船望上水去了。」
정봉의 기병이 먼저 이르러 단상을 보니 깃발을 잡은 장사들이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정봉이 말에서 내여 검을 가지고 단에 올랐으나 제갈공명이 보이지 않자 다급히 단을 지키는 장사에게 물었다. (장사)가 답하여 말하기를 “잠시 전에 단을 내려 가셨습니다.”했다. 정봉이 분주히 단을 내려가 찾을 때 서성의 배가 도착하였다. 두 사람이 강가에 모였다. 병졸이 보고하여 말하기를 “지난 저녁에 한척의 쾌속정이 여울 어귀에 있었는데 방금 전 제갈공명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배를 탔습니다. 그 배는 상류를 향하여 갔습니다.”했다.
丁奉,徐盛,便分水陸兩路追襲。徐盛教拽起滿帆,搶風而使。遙望前船不遠,徐盛在船頭高聲大叫:「軍師休去!都督有請!」只見孔明立於船尾大笑曰:「上覆都督:好好用兵。諸葛亮暫回夏口,異日再容相見。」徐盛曰:「請暫少住。有緊話說。」孔明曰:「吾已料定都督不能容我,必來加害,預先教趙子龍來相接。將軍不必追趕!」
정봉, 서성은 곧 수군과 육군을 나누어 두 길로 추격하였다. 서성은 가득 돛을 펴게하여 바람에 돛을 올리고 쫒았다. 멀리 앞의 배를 바라보니 멀지 않아 서성이 뱃머리에서 큰 소리로 외치기를 “군사는 가지 마시오! 도독이 청함이 있습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배 뒤에 서서보고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도독에게 돌아가서 군대를 잘 쓰라 하시오. 저는 잠시 하구에 돌아갔다가 다른 날 다시 뵙겠습니다.”했다. 서성이 말하기를 “잠시 머물러주시기를 바랍니다. 긴요한 말이 있습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내가 이미 도독께서 나를 용납하지 못하여 반드시 해를 가해 올 것을 헤아리고, 미리 조자룡으로 하여금 와서 영접하게 하였습니다. 장군께서는 따라올 필요 없습니다.”했다.
徐盛見前船無篷,只顧趕去。看看至近,趙雲拈弓搭箭,立於船尾大叫曰:「吾乃常山趙子龍也!奉令特來接軍師。你如何來追趕?本待一箭射死你來,顯得失了兩家和氣教你知我手段!」言迄,箭到處,射斷徐盛船上篷索。那篷墮落下水,其船便橫。趙雲卻教自己船上拽起滿帆,乘順風而去。其船如飛,追之不及。
서성이 앞의 배에 돛이 없는 것을 보고 쫒아가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가까이 이르러 보니 조자룡이 활에 화살을 재우고 배 뒤에 서서 크게 소리쳐 말하기를 “나는 곧 상산 조자룡이다! 명령을 받들어 특히 군사를 영접하러 왔다. 너는 어찌하여 쫓아오는가? 본래는 한 화살을 쏘아 너를 죽였겠지만 두 나라가 화친한 기운을 잃을 것 같아 너에게 나의 솜씨를 알게 할 것이다!”했다. 말을 마치자 화살이 이르렀는데 쏜 화살이 서성의 배 위 돛 줄을 끊었다. 그 돛이 물에 떨어지니 그 배가 곧 옆으로 기우뚱하였다. 조자룡이 자기 배 위의 돛을 가득히 펼치게 하여 순풍을 타고 갔다. 그 배가 나는 듯 하니 그를 뒤쫓아도 미치지 못하였다.
岸上丁奉喚徐盛船近岸,言曰:「諸葛亮神機妙算,人不可及。更兼趙雲有萬夫不當之勇。汝知他當陽長阪時否?吾等只索回報便了。」於是二人回見周瑜,言孔明預先約趙雲迎接去了。周瑜大驚曰:「此人如此多謀,使我曉夜不安矣!」魯肅曰:「且待破曹之後,卻再圖之。」
강가에서 정봉이 서성의 배를 불러 가에 가까워지자 말하기를 “제갈공명의 신묘한 지략과 현묘한 계책은 사람이 미칠 수 없습니다. 다시 겸하여 조자룡은 만 명이 감당하지 못하는 용맹이 있다. 너는 당양 장판의 때를 알고 있는가? 우리들은 다만 돌아가 보고할 뿐이다.”했다. 이에 두 사람이 돌아가 주유를 만나 “제갈공명이 먼저 약속하였던 조자룡이 영접하여 갔습니다.” 했다. 주유가 크게 놀라 말하기를 “이 사람이 이 같이 꾀가 많으니 나로 하여금 깊은 밤에도 편안하게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했다. 노숙이 말하기를 “또한 조조를 깨트리기를 기다린 후 다시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했다.
瑜從其言,喚集諸將聽令。先教甘寧帶了蔡中並降卒沿南岸而走:「只打北軍旗號,直取烏林地面,正當曹操屯糧之所。深入軍中,舉火為號。只留下蔡和一人在帳下,我有用處。」第二喚太史慈分付:「你可領三千兵,直奔黃州地界,斷曹操合淝接應之兵,就逼曹兵,放火為處(號)。只看紅旗,便是吳侯接應兵到。」
주유가 그 말을 따라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명령을 내렸다. 먼저 감녕은 채중과 항복한 병졸을 데리고 남쪽 강가를 따라 달려가되 “북군의 깃발을 내걸고 곧바로 오림 지역을 취하는데 바로 조조가 군량을 보관하는 장소에 해당한다. 깊이 군 중으로 들어가 불을 들어 신호를 삼으라. 다만 채화 한 사람만은 장막에 머물러 있게 하면 내가 쓸 곳이 있다.” 했다. 두 번째로 태사자를 불러 분부하기를 “너는 삼천 명을 거느리고 곧바로 황주 경계로 달려가 조조가 합비에서 호응하는 군대를 끊고, 조조의 군대가 가까이 오면 불을 놓아 신호하라. 다만 붉은 깃발을 보면 곧 이는 오후의 호응하는 군대가 이른 것이다.”했다.
這兩隊兵最遠先發。第三喚呂蒙領三千兵去烏林接應,甘寧焚燒曹操寨柵。第四喚凌統領三千兵,直接彝陵界首,只看烏林火起,以兵應之。第五喚董襲領三千兵,直取漢陽;從漢川殺奔曹操寨中,看白旗接應。第六喚潘璋領三千兵,盡打白旗往漢陽接應董襲。
이 두 부대가 가장 머니 먼저 출발하라. 세 번째는 여몽을 불러 삼천 명을 거느리고 오림에 가 감녕을 호응하게 하고, 조조의 영채를 불태우라. 네 번째는 능통을 불러 삼천 명을 거느리고 곧바로 이릉의 경계머리에 접해 있다가 오림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군대로 호응하라. 다섯 번 째는 동습을 불러 삼천 명을 거느리게 하고 곧바로 한양을 취하고, 한천을 따라 조조의 영채 안을 돌파하되 흰 깃발을 보고 호응하라. 여섯 번째는 반장을 불러 삼천 명을 거느리고 흰 깃발을 가지고 한양에 가서 동습을 호응하라,
六隊軍馬各自分路去了。卻令黃蓋安排火船,使小卒馳書約曹操令夜來降。一面撥戰船四隻,隨於黃蓋船後接應。第一隊領兵軍官韓當,第二隊領兵軍官周泰,第三隊領兵軍官蔣欽,第四隊領兵軍官陳武:四隊各引戰船三百隻,前面各擺列火船二十隻。周瑜自與程普在大艨艟上督戰,徐盛,丁奉為左右護衛,只留魯肅共闞澤及眾謀士守寨。程普見周瑜調軍有法,甚相敬服。
여섯 개 부대 군마는 각각 길을 나누어 갔다. 모두 물러가자 황개에게 명령하여 화선을 배열하게 하고 병졸을 시켜 조조에게 글을 보내 밤에 항복하러 간다고 알리게 하였다. 한편으로 전선 네 척을 뽑아 황개의 배 뒤를 따라 호응하게 하였다. 제 1대는 한당이 군대를 거느리고, 제 2대는 주태가 군대를 거느리고, 제 3대는 장흠이 군대를 거느리고, 제 4대는 진무가 군대를 거느리게 하였는데 네 개 부대는 각각 전선 삼백 척을 이끌게 하고 앞에는 화선 이십 척을 배치하였다. 주유는 스스로 정보와 대전함 위에 있으면서 싸움을 지휘하였는데 서성, 정봉이 좌우호위가 되었다. 다만 노숙은 감택과 여러 모사들과 함께 머물러 영채를 지켰다. 정보는 주유가 군대를 훈련하는 것이 법도가 있는 것을 보고 깊이 공경하고 감복하였다.
卻說孫權差使命持兵符至,說已差陸遜為先鋒,直抵蔪黃地面進兵,吳侯自為後應。瑜又差人西山放火,南屏山舉旗號。各各準備停當,只等黃昏舉動。
각설하고 손권은 사신을 보내 병부를 지니고 이르게 하여 이미 육손를 보내 선봉을 삼고 곧바로 점춘, 황강 방면으로 진군해 가게하고, 오후 자신은 뒤에서 호응할 것이라 말하게 했다. 주유가 또한 사람을 보내 서산에서 불을 지르게 하여 남병산에서는 깃발 신호를 들게 하였다. 각각 준비를 적절하게 하되 다만 황혼에 거동하게 하였다.
話分兩頭:且說劉玄德在夏口專候孔明回來,忽見一隊船到,乃是公子劉琦自探聽消息。玄德請上敵樓坐定,說:「東南風起多時,子龍去接孔明,至今不見到,吾心甚憂。」小校遙指樊口港上:「一帆風送扁舟來到,必軍師也。」玄德與劉琦下樓迎接。須臾到,孔明,子龍登岸。玄德大喜。問候畢,孔明曰:「且無暇告訴別事。前者所約軍馬戰船,皆已辦否?」玄德曰:「收拾久矣,只候軍師調用。」
이야기를 두 머리로 나누겠다. 각설하고 유현덕은 하구에 있으면서 오로지 제갈공명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홀연히 한 떼의 배가 이르는 것을 보았는데 곧 이는 공자 유기가 스스로 소식을 들으려는 것이었다. 유현덕은 적루에 오를 것을 청하여 자리를 정하자 말하기를 “동남풍이 일어난 지 오래되어 조자룡이 제갈공명을 영접하러 갔으나 지금 이르지 않아 내 마음에 매우 근심합니다.”했다. 하급 장교가 멀리 번구나루 위를 가리키면서 “한 돛을 단 작은 배가 바람을 타고 이르고 있는데 반드시 군사일 것입니다.”했다. 유현덕과 유기가 루를 내려와 영접하였다. 잠간사이에 이르러 제갈공명, 조자룡이 강가에 올랐다. 유현덕이 크게 기뻐하였다. 안부 묻기를 마치고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또한 다른 일을 자세하게 말할 겨를이 없습니다. 앞서 약속하였던 군마와 전선은 모두 이미 갖추어졌습니까?”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수습한지 오래되었고, 다만 군사가 쓰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했다.
孔明便與玄德,劉琦升帳坐定,謂趙雲曰:「子龍可帶三千軍馬,渡江逕取烏林小路,揀樹木蘆葦密處埋伏。今夜四更已後,曹操必然從那條路奔走。等他軍馬過。就半中間放起火來。雖然不殺他盡絕,也殺一半。」雲曰:「烏林有兩條路:一條通南郡,一條取荊州。不知向那條路來?」孔明曰:「南郡勢迫,曹操不敢往,必來荊州,然後大軍投許昌而去。」
제갈공명은 곧 유현덕, 유기와 함께 장막에 올라 자리를 정하고 조자룡에게 일러 말하기를 “조자룡은 삼천의 군마를 데리고 강을 건너 곧장 오림의 작은 길을 취하고 나무와 갈대가 빽빽한 곳을 가려 매복하라. 오늘 밤 사경 이후 조조는 반드시 이 갈래 길을 따라 달아날 것이다. 그들의 군마는 지나가기를 기다리다가 반쯤 지나면 중간에 불을 지르라. 비록 그들을 모두 죽이지는 못할 지라도 반은 죽일 수 있을 것이다.”했다. 조자룡이 말하기를 “오림에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한 갈래는 남군으로 통하고, 다른 한 갈래는 형주를 취합니다. 어느 갈래 길을 향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하니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남군의 형세가 급박하니 조조는 감히 가지 못하고, 반드시 형주로 간 후 대군이 허창으로 나아갈 것이다.”했다.
雲領計去了。又喚張飛曰:「翼德可領三千兵渡江,截斷彝陵這條路,去葫蘆谷口埋伏。曹操不敢走南彝陵,必望北彝陵去。來日雨過,必然來埋鍋造飯。只看煙起,便就山邊放起火來。雖然不捉得曹操,翼德這場功料也不小。」
조자룡이 계책을 받고 갔다. 또 장비를 불러 말하기를 “장비는 삼천의 군대를 이끌고 강을 건너 이릉으로 가는 갈래 길을 끊고 호로곡 입구에 가서 매복하라. 조조는 감히 남이릉으로 달아나지 못하고 반드시 북이릉을 향해 갈 것이다. 내일 비가 지나가고 나면 반드시 땅을 파 아궁이를 만들고 밥을 지을 것이다. 연기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곧 산 주변에 불을 지르라. 비록 조조를 잡지는 못할 지라도 장비는 이곳에서 공을 헤아림이 없지 않을 것이다.”했다.
飛領計去了。又喚糜竺,糜芳,劉封三人,各駕船隻。遶江剿擒敗軍,奪取器械。三人領計去了。孔明起身,謂公子劉琦曰:「武昌一望之地,最為緊要。公子便請回。率領所部之兵,陳於岸口。操一敗必有逃來者,就而擒之,卻不可輕離城郭。」劉琦便辭玄德,孔明去了。孔明謂玄德曰:「主公可於樊口屯只,憑高而望,坐看今夜周郎成大功也。」
장비가 계책을 받고 갔다. 또 미축, 미방, 유봉 세 사람을 불러 각각 배를 타고 강을 둘러 싸 패한 군대를 잡고 기계를 빼앗게 했다. 세 사람이 계책을 받고 갔다. 제갈공명이 몸을 일으켜 공자 유기에게 일러 말하기를 “무창은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땅이니 가장 긴요합니다. 공자께서는 곧 돌아가 소속된 군대를 거느리고 나루터 어귀에 진을 치십시오. 조조가 한번 패하면 반드시 도망해 오는 자들이 있을 것이니 나아가 그들을 사로잡되 가벼이 성곽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했다. 유기는 곧 유현덕과 제갈공명을 하직하고 갔다. 제갈공명이 유현덕에게 일러 말하기를 “주공께서는 번구에 주둔하여 높은 곳을 의지하여 앉아서 오늘 밤 주유가 큰 공을 이루는 것을 보십시오.”했다.
時雲長在側,孔明全然不睬。雲長忍耐不住,乃高聲曰:「關某自隨兄長征戰多年來,未嘗落後。今日逢大敵,軍師卻不委用,此是何意?」孔明笑曰:「雲長勿怪!某本欲煩足下把一個最緊要的隘口,怎奈有些遠礙處,不敢教去。」雲長曰:「有何違礙?願即見諭。」孔明曰:「昔日曹操待足下甚厚,足下當有以報之。今日操兵敗,必走華容道。若令足下去時,必然放他過去。因此不敢教去。」
그 때 관운장이 옆에 있었는데도 제갈공명을 전혀 주목하지 않았다. 관운장이 참지 못하고 곧 큰 소리로 말하기를 “제가 형님을 따라 오래 동안 전쟁에 나선 것이 여러 해였는데 일찍이 뒤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큰 적을 만났는데 군사께서는 맡겨 쓰지 않으시니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했다. 제갈공명이 웃으며 말하기를 “관운장은 괴이하게 여기지 마시오! 내가 본래는 번거롭겠지만 그대에게 한 개의 가장 중요한 요충지를 맡기고 싶었지만 조금 멀고 막히는 곳이 있어 감히 가게하지 못하는 것을 어쩌겠습니까?” 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어떤 거스르고 막히는 것이 있습니까? 곧 가르쳐 주실 것을 원합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옛날 조조가 그대를 매우 후하게 대우하였으니 그대는 마땅히 보답하려는 뜻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조조의 군대는 패하여 반드시 화용도로 달아날 것입니다. 만약 그대로 하여금 가게 했을 때 반드시 그를 놓아 지나가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감히 가게 하지 못한 것이다.”했다.
雲長曰:「軍師好多心!當日曹操果是重待某,某已斬顏良,誅文醜,解白馬之圍,報過他了。今日撞見,豈肯輕放!」孔明曰:「倘若放了時,卻如何?」雲長曰:「願依軍法。」孔明曰:「如此,立下軍令狀。」雲長便與了軍令狀。雲長曰:「若曹操不從那條路上來,如何?」孔明曰:「我亦與你軍今狀。」
관운장이 말하기를 “군사께서는 공연한 걱정을 하십니다. 그 때 조조가 과연 저를 중하게 대우한 것을 맞지만 제가 이미 안량을 목 베고 문추를 죽이며 백마의 포위를 풀어주었으니 그에게 갚음이 지나침이 있습니다. 오늘 뜻밖에 만날지라도 어찌 즐겨 가벼이 놓아 주겠습니까!”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혹 만약 놓아 줄 때는 어찌하겠습니까?”하니 관운장이 말하기를 “군법에 따를 것을 원합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이 같다면 군령장을 정하십시오.(쓰십시오.)”했다. 관운장이 곧 군령장을 주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만약 조조가 이 갈래 길을 따라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니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내가 또한 너에게 군령장을 줄 것이다.”했다.
雲長大喜,孔明曰:「雲長可於華容小路高山之處,堆積柴草,放起一把火煙,引曹操來。」雲長曰:「曹操望見煙,知有埋伏,如何肯來?」孔明笑曰:「豈不聞兵法虛虛實實之論?操雖能用兵,只此可以瞞過他也。他見煙起,將謂虛張聲勢,必然投這條路來。將軍休得容情。」
관운장이 크게 기뻐하였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관운장은 화용으로 가는 작은 길을 가다 높은 산으로 들어가는 곳에 장작과 풀을 쌓아 한 줄기 불과 연기를 일으켜 조조가 오도록 유인하시오.”했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조조가 연기를 바라보면 매복이 있는 것을 알텐 데 어찌 즐겨 오겠습니까?”했다. 제갈공명이 웃으며 말하기를 “병법의 허허실실의 논의를 듣지 못하였습니까? 조조는 비록 군사를 잘 운용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그를 속일 수 있습니다. 그가 연기를 본다면 오히려 허장성세라 하면서 반드시 이 길을 따라 올 것이니 장군께서는 용서하지 마십시오.”했다.
雲長領了將令,引關平,周倉並五百校刀手,投華容道埋伏去了。玄德曰:「吾弟義氣深重,若曹操果然投華容道去時,只恐端的放了。」孔明曰:「亮夜觀乾象,操賊未合身亡。留這人情,教雲長做了,亦是美事。」玄德曰:「先生神算,世所罕及!」孔明遂與玄德往樊口看周瑜用兵,留孫乾,簡雍守城。
관운장이 군령을 받고 관평, 주창과 오백 명의 칼을 쓰는 군사를 이끌고 화용도로 들어가 매복하러 갔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내 아우는 의로운 기운이 매우 두터운데 만약 조조가 과연 화용도로 갔을 때 단적으로 놓아줄까 두렵습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말하기를 “제가 하늘의 상을 보았더니 조조 도적은 아직 몸을 잃음에는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이 인정을 남겨두어 관운장으로 하여금 베풀게 하는 것도 또한 좋은 일일 것입니다.”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선생의 신 같은 계산은 세상에서 미칠 이가 적을 것입니다.”했다. 제갈공명이 마침내 유현덕과 주유가 군대를 운용하는 것을 보러 번구에 가고, 손건과 간옹은 머물러 성을 지키게 하였다.
卻說曹操在大寨中,與眾將商議,只等黃蓋消息。當日東南風起甚緊,程昱入告曹操曰:「今日東南風起,宜預隄防。」操笑曰:「冬至一陽生,來復之時,安得無東南風?何足為怪?」
각설하고 조조는 큰 영채 안에 있으면서 여러 장수들과 상의하며 황개의 소식을 기다렸다. 그 때 동남풍이 매우 급하게 일어나니 정욱이 들어와 조조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오늘 동남풍이 일어나니 마땅히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했다. 조조가 웃으며 말하기를 “동지에 한 양이 일어나 돌아오는 때이니 어찌 동남풍이 없을 수 있겠는가? 어찌 괴이하게 생각하는가?”했다.
軍士忽報江東一隻小船來到,說有黃蓋密書,操急喚入,其人呈上書。書中訴說:「周瑜關防嚴緊,因此無計脫身。今有鄱陽湖新運到糧,周瑜差蓋巡哨,已有方便。好歹殺江東名將,獻首來降。只在今晚三更,船上插青龍牙旗者,即糧船也。」操大喜,遂與眾將來到水寨中大船上,觀望黃蓋船到。
군사가 홀연히 강동에서 한 척의 작은 배가 이르러 황개의 밀서가 있다는 말을 하였다고 보고했다. 조조가 급히 불러들이니 그 사람이 글을 바쳤다. 글 안에서 간곡히 말하기를 “주유의 관방이 매우 엄밀하기 때문에 몸을 밸 계책이 없습니다. 지금 파양호에 새로이 운반하는 군량이 도착하자 주유가 저를 보내 순찰하게 하니 방법이 있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강동의 이름 있는 장수를 죽여 머리를 바치고 항복하러 올 것입니다. (항복하러 가는 시간은)오늘 밤 삼경쯤 될 것이며, 배 위에 청룡아기를 꼿은 배가 곧 군량을 운반하는 배입니다.”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마침내 여러 장수들과 함께 수군 영채 안의 큰 배 위에 이르러 황개의 배가 이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且說江東,天色向晚,周瑜喚出蔡和,令軍士縛倒,和叫:「無罪!」瑜曰:「汝是何等人,敢來詐降!吾今缺少福物祭旗,願借你首級。和抵賴不過,大叫曰:「汝家闞澤,甘寧,亦曾與謀!」瑜曰:「此乃吾之所使也。」蔡和悔之無及。瑜令捉至江邊皂纛旗下,奠酒燒紙,一刀斬了蔡和,用血祭旗畢,便令開船。黃蓋在第三隻火船上,獨披掩心甲,手提利刃,旗上大書「先鋒黃蓋」。蓋乘一天順風,望赤壁進發。
각설하고 강동의 하늘색이 저녁을 향하자 주유가 채화를 불러 나오게 하고 군사로 하여금 묶어 엎게 했다. 채화가 소리치기를 “죄가 없습니다.”했다. 주유가 말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인데 감히 거짓으로 항복하러 왔는가! 내가 오늘 깃발에 제사를 지낼 제물이 조금 부족하니 너의 머리를 빌릴 것을 원한다.”했다. 채화가 잡아떼어 지나가지 못하게 되자 크게 소리쳐 말하기를 “너의 조정 감택과 감녕이 또한 일찍이 함께 도모하였다.” 했다. 주유가 말하기를 “이는 곧 내가 시킨 것이다.”하니 채화가 뉘우쳤으나 미칠 수 없었다. 주유가 잡아 강변의 독기 아래 이르러 술을 올리고 종이를 사르며, 한 칼에 채화의 목을 베고 피를 써서 기에 제사하기를 마치고 곧 배를 출발하게 하였다. 황개는 세척의 화선 위에 있었는데 홀로 엄심갑을 입고 손에는 날카로운 칼을 잡고 깃발에는 크게 ‘선봉황개’라 썼다. 황개는 이날 순풍을 타고 적벽을 향해 출발하였다.
是時東風大作,波浪洶湧。操在中軍遙望隔江,看看月上照耀江水,如萬道金蛇,翻波戲浪。操迎風大笑,自以為得志。忽一軍指說:「江南隱隱一簇帆幔,使風而來。」操憑高望之,報稱:「皆插青龍牙旗。內中有大旗,上書先鋒黃蓋名字。」操笑曰:「公覆來降,此天助我也!」
이 때 동풍이 크게 일어나고, 물결이 세차게 치솟았다. 조조는 중군에 있으면서 멀리 강을 바라보았다. 달빛은 강물에 비추어 밝게 빛나는 것이 마치 만 갈래 금 빛 뱀이 파도에 뒤집히고, 물결을 희롱하는 것 같았다. 조조가 바람을 맞아 크게 웃으며 스스로 뜻을 얻었다고 여겼다. 홀연히 한 군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강남에서 한 무리의 돛 단 배가 바람을 부려 오고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입니다.”했다. 조조가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는데 (군사가)보고하여 말하기를 “모두 청아기를 꼿았습니다. 안에 큰 깃발이 있는데 ‘선봉 황개’라는 이름 자를 썼습니다.”했다. 조조가 웃으며 말하기를 “황개가 와서 항복하니 이는 하늘이 나를 돕는 것이다!” 했다.
來船漸近。程昱觀望良久,謂操曰:「來船必詐。且休教近寨。」操曰:「何以知之?」程昱曰:「糧在船中,船必穩重。今觀來船,輕而且浮;更兼今夜東南風甚緊;倘有詐謀,何以當之?」操省悟,便問:「誰去止之?」文聘曰:「某在水上頗熟,願請一往。」言畢,跳下小船,用手一指,十數隻巡船,隨文聘船出。聘立在船頭,大叫:「丞相鈞旨,南船且休近寨,就江心拋住。」眾軍齊喝:「快下了篷!」
배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정욱이 오래동안 바라보다가 조조에게 일러 말하기를 “오는 배는 반드시 거짓을 것이니 또한 영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십시오.”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식량이 배 안에 있다면 배가 반드시 무거울 것입니다. 지금 오는 배를 보니 가볍고 또한 떠 있고, 다시 겸하여 오늘 밤 동남풍이 심하게 불고 있으니 만약 거짓 도모함이 있다면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했다. 조조가 깨닫고 곧 묻기를 “누가 가서 저지하겠는가?”하니 문빙이 말하기를 “제가 물 위에서 자못 익숙하니 가기를 청합니다.”했다. 말을 마치고는 작은 배에 뛰어내려 손을 써서 한번 가리키자 십여 척의 순찰하는 배가 문빙의 배를 따라 나왔다. 문빙이 뱃머리에 서 있으면서 크게 소리치기를 “승상의 높으신 뜻이니 남쪽에서 오는 배는 영채에 가까이 오지 말고 강 가운데로 나아가 머무시오.”했다. 여러 군사들이 일제히 외치기를 “빨리 돛을 내리라!”했다.
言未絕,弓弦響處,文聘被箭射中左臂,倒在船中。船上大亂,各自奔回。南船距操寨止隔二里水面。黃蓋用刀一招,前船一齊發火。火趁風威,風助火勢,船如箭發,煙燄障天。二十隻火船,撞入水寨。曹寨中船隻一時盡著;又被鐵環銷住,無處逃避。隔江砲響,四下火船齊到,但見三江面上,火逐風飛,一派通紅,漫天徹地。
말이 끊어지기도 전에 활 시위소리가 울리면서 문빙이 화살에 왼 팔을 맞고 배 안에 엎어졌다. 배 위가 크게 어지러워지며 각자 달아나 돌아갔다. 남쪽의 배들은 조조의 영채로부터 이리 떨어진 물위에 있었다. 황개가 칼을 써서 한 번 흔들자 앞의 배들이 일제히 불길이 일어났다. 불이 바람의 위세를 따르고 바람이 불의 형세를 도우니 배는 화살을 쏜 것 같고, 영기와 불꽃은 하늘을 가렸다. 이십척의 불붙은 배가 수채를 치고 들어왔다. 조조의 영채 안의 배들이 일시에 모두 불이 붙었고, 또한 쇠사슬로 묶여 있어 도망하고 피할 곳이 없었다. 강 건너에서 포 소리가 들리자 사방에서 불붙은 배들이 일제히 이르렀다. 단지 삼강의 수면 위를 보니 불이 바람을 따라 날아다니니 새빨간 불빛이 가득하여 하늘에 가득하여 땅을 밝힐 뿐이었다.
曹操回觀岸上營寨,幾處煙火。黃蓋跳在小船上,背後數人駕舟,冒煙突火,來尋曹操,操見勢急,方欲跳上岸,忽張遼駕一小腳船,扶操下得船時,那隻大船,已自著了。張遼與十數人保護曹操,飛奔岸口。黃蓋望見穿絳紅袍者下船,料是曹操,乃催船速進,手提利刃,高聲大叫:「曹賊休走!黃蓋在此!」操叫苦連聲。張遼拈弓搭箭,覷著黃蓋較近,一箭射去。此時風聲正大,黃蓋在火光中,那裏聽得弓弦響?正中肩窩,翻身落水。正是:火厄盛遭水厄,棒瘡愈後患金瘡。未知黃蓋性命如何,且看下文分解。
조조가 강가의 영채를 돌아보니 곳곳이 연기와 불이었다. 황개가 뛰어 작은 배 위에 있었는데 뒤에 몇 사람이 탄 배가 연기를 무릅쓰고 불을 돌파하여 와서 조조를 찾았다. 조조는 형세가 급한 것을 보고 막 언덕에 뛰어 오르려 하는데 홀연히 장요가 한 작은 각선을 타고 조조를 부축하여 배에 태울 때 몇 척의 큰 배가 이미 저절로 (불이) 붙었다. 장요가 수십 명과 함께 조조를 보호하여 날듯이 강기슭으로 달아났다. 황개가 붉은 포를 입은 자가 배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이 가 조조일 것이라 생각하고, 이에 배를 재촉하여 빠르게 나아가면서 손에 날카로운 칼을 잡고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하기를 “조조 도적아 달아나지 말라! 황개가 여기에 있다.”하니 조조가 고통을 외치는 소리를 연이어 내었다. 장요가 활에 화살을 재우고 황개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화살 한 개를 쏘았다. 이 때 바람 소리가 크고, 황개는 화광 중에 있었으니 어떻게 활시위 소리를 들을 수 있었겠는가? 바로 어깨에 적중하니 몸이 뒤집혀 물에 떨어졌다. 바로 이러하다. 불의 재앙이 성대한데 물의 재앙을 만났으니 장 맞은 상처 나은 후 금창을 근심한다. 황개의 생명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겠구나. 또한 아래 글에서 나누어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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