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十四回:蔡夫人隔屏聽密語,劉皇叔躍馬過檀溪
제34회 채 부인은 병풍 뒤에서 비밀스런 이야기를 듣고, 유황숙은 말을 뛰어 오르게 하여 단계를 건너다.
卻說曹操於金光處,掘出一銅雀,問荀攸曰:「此何兆也?」攸曰:「昔舜母夢玉雀入懷而生舜。今得銅雀,亦吉祥之兆也。」操大喜,遂命作高臺以慶之。乃即日破土斷木,燒瓦磨磚,築銅雀臺於漳河上之上。約計一年而工畢。少子曹植進曰:「若建層臺,必立三座:中間高者,名為銅雀;左邊一座,名為玉龍;右邊一座,名為金鳳。更作兩條飛橋,橫空而上,乃為壯觀。」操曰:「吾兒所言甚善。他日臺成,足可娛吾老矣!」原來曹操有五子,惟植性敏慧,善文章,曹操平日最愛之。
각설하고 조조는 금빛이 나는 곳에서 하나의 동작을 파내고, 순유에게 물어 말하기를 “이는 무슨 조짐인가?”했다. 순유가 말하기를 “옛날 순 임금의 어머니가 옥작을 꿈꾸고는 임신하여 순 임금을 낳았습니다. 지금 동작을 얻었으니 또한 길상의 조짐입니다.” 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마침내 높은 대를 짓는 것으로서 축하하였다. 이에 그날 흙을 파고 나무를 자르고, 기와를 구으며, 벽돌을 갈아 동작대를 장하의 가에 쌓았다. 대략 일년 만에 공사를 마쳤다. 둘째 아들 조식이 나아가 말하기를 “만약 층층이 대를 세운다면 반드시 세 채를 세워야 합니다. 중간의 높은 것은 동작대라 이름하고, 왼쪽 한 채는 옥룡이라 이름하고, 오른 쪽 한 채는 금봉이라 이름 하십시오. 다시 두 개의 비교를 만들어 공중을 가로로 올라가면 곧 장관이 될 것입니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우리 아이가 말한 것이 매우 좋다. 다른 날 대가 완성되면 내가 늙어서 충분히 즐길 수 있겠구나!”했다. 원래 조조에게는 아들이 다섯 있었는데 오직 조식만이 성품이 민첩하고 지혜로우며, 문장을 좋아하여 조조가 평소에 가장 그를 아꼈다.
於是留曹植與曹丕在鄴郡造臺,使張燕守北寨。操將所得袁紹之兵,共五六十萬,班師回許都,大封功臣;又表贈郭嘉為貞侯,養其子奕於府中。復聚眾謀士商議,欲南征劉表。荀彧曰:「大軍方北征而回,未可復動。且待半年,養精蓄銳,劉表、孫權,可一鼓而下也。」操從之,遂分兵屯田,以候調用。
이에 조식과 조비를 머물러 업군에 있게하여 대를 만들게 하고 장연으로 하여금 북채를 지키게 하였다. 조조가 원소의 군대를 얻어 모두 오륙십만을 데리고 군대를 돌려 허도에 돌아와 크게 공신을 봉하였다. 또 곽가를 증직하여 정후로 삼고, 그 아들 혁을 부중에서 길렀다. 다시 여러 모사를 불러 상의하여 남쪽으로 유표를 정벌하려 하였다. 순욱이 말하기를 “대군이 막 북쪽을 정벌하고 돌아와 다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또 반년을 기다려 정병을 기르고 날카로움을 쌓으면 유표와 손권은 북소리 한 번에 함락시킬 수 있습니다.” 했다 조조가 그것을 따라 마침내 군대를 나누어 주둔지에서 농사짓게 하는 것으로서 인력과 물자를 이동하여 쓰며 기다리게 했다.
卻說玄德自到荊州,劉表待之甚厚。一日,正相聚飲酒,忽報降將張武、陳孫在江夏掠人民,共謀造反。表驚曰:「二賊又反,為禍不小!」玄德曰:「不須兄長憂慮,備請往討之。」表大喜,即點三萬軍,與玄德前去。玄德領命即行,不一日,來到江夏。張武、陳孫引兵來迎。玄德與關、張、趙雲出馬在門旗下。望見張武所騎之馬,極其雄駿。玄德曰:「此必千里馬也。」
각설하고 유현덕이 형주에 이르니 유표가 그를 대우하는 것이 매우 두터웠다. 하루는 홀연히 항복한 장수 장무와 진손이 강하에 있으면서 인민을 약탈하면서 배반을 공모한다고 보고하였다. 유표가 놀라 말하기를 “두 도적이 또 배반하니 화가 적지 않을 것이다!”하니 유현덕이 말하기를 “형님은 근심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가서 토벌할 것을 청합니다.” 했다. 유표가 크게 기뻐하면서 삼만의 군대를 점검하여 유현덕에게 주어 앞으로 가게 했다. 유현덕이 명령을 받고 즉시 가서 하루가 되지 않아 강하에 이르렀다. 장무, 진손이 군대를 이끌고 와서 맞이하였다. 유현덕과 관운장, 장비 조자룡과 함께 말을 타고 나와 진영 문 깃발 아래 있었다. 멀리 바라보니 장무가 탄 바의 말이 지극히 웅대하고 기운찼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이는 반드시 천리마일 것이다.” 했다.
言未畢,趙雲挺鎗出,徑衝彼陣。張武縱馬來迎,不三合,被趙雲一鎗刺落馬下,隨手扯住轡頭,牽馬回陣。陳孫見了,隨趕來奪。張飛大喝一聲,挺矛直出,將陳孫刺死。眾皆潰散。玄德招安餘黨,平復江夏諸縣,班師而回。表出郭迎接入城,設宴慶功。酒至半酣,表曰:「吾弟如此雄才,荊州有倚賴也。但憂南越不時來寇;張魯、孫權皆足為慮。」玄德曰:「弟有三將,足可委用:使張飛巡南越之境;雲長拒固子城,以鎮張魯;趙雲拒三江,以當孫權;何足慮哉?」
아지 말을 끝내지 않았는데 조자룡이 창을 들고 재빨리 그들의 진을 쳤다. 장무가 말을 달려 와 대적하였는데 삼합이 되지 않아 조자룡의 한 창에 찔려 말 아래로 떨어졌다. 손을 뻗어 고삐 끝을 붙잡아 말을 끌고 진으로 돌아왔다. 진손이 보고 쫒아와 빼앗으려 하였다. 장비가 크게 한 소리를 외치며 창을 빼어들고 곧 바로 나와 진손을 찔러 죽였다. 무리들이 모두 무너져 흩어졌다. 유현덕이 남은 무리들을 불러 안심시키고 다시 강하의 여러 현을 평정하고 군대를 돌려 돌아갔다. 유표가 성곽을 나와 영접하여 성에 들어가 연회를 열고 공을 축하하였다. 술이 반쯤 취하였을 때 유표가 말하기를 “내 동생이 이 같이 영웅의 재능이 있으니 형주가 의지할 곳이 있다. 다만 남월이 불시에 와서 도적질하는 것을 근심되고, 장노와 손권도 충분히 걱정스럽다.”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저에게 세 장수가 있으니 맡겨 쓸 만합니다. 장비로 하여금 남월의 경계를 순찰하게 하고, 관운장으로 하여금 고자성을 막게 하는 것으로서 장노를 지키게 하고, 조자룡으로 하여금 삼강을 막게 하는 것으로서 손권을 감당하게 하면 무슨 근심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했다.
表喜,欲從其言。蔡瑁告其姊蔡夫人曰:「劉備遣三將居外,而自居荊州,久必為患。」蔡夫人乃夜對劉表曰:「我聞荊州人多與劉備往來,不可不防之。今容其居住城中,無益,不若遣使他往。」表曰:「玄德仁人也。」蔡氏曰:「只恐他人不似汝心。」
유표가 기뻐하며 그 말을 따르고자 하였다. 채모가 그 누이 채 부인에게 알려 말하기를 “유현덕이 세 장수를 보내 밖에 있게 하고, 자신은 형주에 있는데 오래하면 반드시 근심이 될 것입니다.” 했다. 채 부인이 이에 밤에 유표를 대하여 말하기를 “내가 들으니 형주 사람들이 많이 유현덕과 왕래한다 하니 방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그가 성 안에 머무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이익이 없으니 다른 곳에 거주하게 하는 것이 낫습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유현덕은 어진 사람이다.”하니 채씨가 말하기를 “다만 다른 사람은 너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두려울 뿐입니다.” 했다.
表沈吟不答。次日出城,見玄德所乘之馬極駿,問之,知是張武之馬,表讚不已。玄德遂將此馬送與劉表。表大喜,騎回城中。蒯越見而問之。表曰:「此玄德所送也。」越曰:「昔先兄蒯良,最善相馬;越亦頗曉。此馬眼下有淚槽,額邊生白點,名為的盧,騎則妨主。張武為此馬而亡。主公不可乘之。」
유표가 속으로 깊이 생각하여 대답하지 않았다. 다음 날 성을 나가 유현덕이 탄 말을 보니 지극히 뛰어났다. 그것을 물어 이것이 장무의 말임을 알고 유표가 찬탄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유현덕이 마침내 이 말을 보내 유표에게 주었다. 유표가 크게 기뻐하며 말을 타고 성 안으로 돌아갔다. 괴월이 보고 물었다. 유표가 말하기를 “이는 유현덕이 보내 준 것이다.”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옛날 죽은 형 괴량이 말의 관상을 잘 보았습니다. 제가 또한 자못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눈 아래 눈물샘이 있고, 이마 가에 흰 점이 있는 것을 이름 하여 적노라 하고 타면 곧 주인을 손상하게 합니다. 장무는 이 말을 타다 죽었습니다. 주공께서 타서는 안 됩니다.” 했다.
表聽其言。次日請玄德飲宴,因言曰:「昨承惠良馬,深感厚意。但賢弟不時征進,可以用之。敬當送還。」玄德起謝。表又曰:「賢弟久居此間,恐廢武事。襄陽屬邑新野縣,頗有錢糧。弟可引本部軍馬於本縣屯紮,何如?」
유표가 그 말을 들었다. 다음 날 유현덕을 청하여 술을 마시다. 인하여 말하기를 “지난번에 좋은 말을 선물 받아 두터운 뜻을 깊이 느낍니다. 다만 동생이 불시에 정벌하여 나가니 써야 합니다. 공경히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합니다.” 했다. 유현덕이 일어나 감사하였다. 유표가 또 말하기를 “동생이 오래 동안 이 사이에 살아 군대의 일이 없어질까 두렵습니다. 양양에 속한 읍인 신야현은 전량이 있습니다. 동생은 본부의 군마를 이끌고 본현에 주둔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했다.
玄德領諾。次日,謝別劉表,引本部軍馬逕往新野。方出城門,只見一人在馬前長揖曰:「公所騎馬,不可乘也。」玄德視之,乃荊州幕賓伊藉,字機伯,山陽人也。玄德忙下馬問之。籍曰:「昨聞蒯異度對劉荊州云:『此馬名的盧,乘則妨主。』因此還公,公豈可復乘之?」玄德曰:「深感先生見愛。但凡人死生有命,豈馬所能妨哉!」籍深服其高見,自此常與玄德往來。
유현덕이 허락하였다. 다음날 유표를 이별하고 본부의 군마를 이끌고 지름길로 신야에 갔다. 막 성문을 나서는데 한 사람이 말 앞에 있으면서 길게 읍하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공이 탄 말은 탈 수 없는 것입니다.”했다. 유현덕이 그를 보니 곧 형주의 막빈 이적이었으니 자는 기백이고, 산양 사람이다. 유현덕이 황망히 말에서 내려 물었다. 이적이 말하기를 “어제 들으니 괴이도(괴월)가 유표에게 말하기를 ‘이 말의 이름은 적노인데, 타면 곧 주인을 해칩니다.’하였는데 이 때문에 이 말을 공(유현덕)에게 돌려주었는데 공(유현덕)은 어찌하여 다시 이 말을 탈 수 있습니까?”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선생의 아낌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명이 있는 것인데 어찌 말이 나를 해칠 수 있겠는가!” 하니 이적이 깊이 그 높은 견해에 복종하고 이로부터 항상 유현덕과 왕래하였다.
玄德自到新野,軍民皆喜,政治一新。建安十二年春,甘夫人生劉禪。是夜有白鶴一隻,飛來縣衙屋上,高鳴四十餘聲,望西飛去。臨分娩時,異香滿室。甘夫人嘗夜夢仰吞北斗,故乳名阿斗。
유현덕이 신야에 이르자 군민이 모두 기뻐하고 정치가 일신되었다. 건안 십이면 감부인이 유선을 낳았다. 이 날 밤 백학 한 쌍이 현 관청 지방 위로 날아 왔는데 크게 사십여 소리를 울고는 서쪽을 바라보고 날아갔다. 분만 할 때 시상한 향기가 방에 가득하였다. 감부인이 일찍이 밤에 북두성을 삼키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어릴 때의 이름을 아두라 했다.
此時曹操正統兵北征。玄德乃往荊州,說劉表曰:「今曹操北征,許昌空虛,若以荊、襄之眾,乘間襲之,大事可就也。」表曰:「吾坐據荊州足矣,豈可別圖?」玄德默然。表邀入後堂飲酒。酒至半酣,表忽然長歎。玄德曰:「兄長何故長歎?」表曰:「吾有心事,未易明言。」玄德再欲問時,蔡夫人出立屏後。劉表乃垂頭不語。
이때 조조는 군대를 통솔하고 북쪽을 정벌하고 있었다. 유현덕은 이에 형주에 가서 유표를 설득하여 말하기를 “지금 조조가 북쪽을 정벌하고 있어 허창이 비어있으니 만약 형주와 양양의 무리로서 틈을 타 습격하면 대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내가 형주를 차지하여 지키면 충분한데 어찌 별도로 도모하겠습니까?” 하니 유현덕이 말이 없었다. 유표가 맞이하여 후당에 들어가 술을 마셨다. 술이 반쯤 취하였을 때 유표가 홀연히 길게 탄식하였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형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길게 탄식합니까?”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나는 걱정거리가 있는데 분명하게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했다. 유현덕이 두 번 물으려할 때 채 부인이 병풍 뒤에 나와 섰다. 유표가 이에 머리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
須臾席散,玄德自歸新野。至是年冬,聞曹操自柳城回,玄德甚歎表之不用其言。忽一日,劉表遣使至,請玄德赴荊州相會。玄德隨使而往,劉表接著,敘禮畢,請入後堂飲宴;因謂玄德曰:「近聞曹操提兵回許都,勢日強盛,必有吞併荊、襄之心,昔日悔不聽賢弟之言,失此好機會!」玄德曰:「今天下分裂,干戈日起,機會豈有盡乎?若能應之於後,未足為恨也。」表曰:「吾弟之言甚當。」相與對飲。
잠시 후 자리가 흩어지고 유현덕은 신야로 돌아갔다. 이 해 겨울에 이르러 조조가 유성으로부터 돌아왔다는 것을 듣고 유현덕은 유표가 그 말을 쓰지 않은 것을 매우 탄식하였다. 하루는 유표가 보낸 사신이 이르러 유현덕이 형주에 와 서로 만날 것을 청하였다. 유현덕이 사신을 따라 가니 유표가 맞이하여 예를 마치고 후당에 들어가 술을 마실 것을 청하였다. 유표가 유현덕에게 말하기를 “최근에 들으니 조조가 군대를 데리고 허도에 돌아와 세력이 날로 강성해지니 반드시 형주와 양양을 병탄하려는 마음을 가질 것이니 지난 날 동생의 말을 듣지 않고, 이 좋은 기회를 잃은 것을 뉘우칩니다.”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지금 천하가 나누어지고 찢어져 전쟁이 매일 일어나니 기회가 어찌 다함이 있겠습니까? 만약 뒤에 잘 대응할 수 있다면 한할 것이 없습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내 동생의 말이 매우 마땅하다.”하고는 서로 대하여 술을 마셨다.
酒酣,表忽潸然下淚。玄德問其故。表曰:「吾有心事,前者欲訴與賢弟,未得其便。」玄德曰:「兄長有何難決之事?倘有用弟之處,弟雖死不辭。」表曰:「前妻陳氏所生長子琦,為人雖賢,而柔懦不足立大事;後妻蔡氏所生少子琮,頗聰明。吾欲廢長立幼,恐礙於禮法;欲立長子,爭奈蔡氏族中,皆掌軍務,後必生亂:因此委決不下。」玄德曰:「自古廢長立幼,取亂之道。若憂蔡氏權重,可徐徐削之,不可溺愛而立少子也。」表默然。原來蔡夫人素疑玄德,凡遇玄德與表敘論,必來竊聽;是時正在屏風後,聞玄德此言,心甚恨之。
술이 얼큰해지자 유표가 홀연히 눈물을 줄줄 흘렸다. 유현덕이 그 이유를 물었다. 유표가 말하기를 “나에게는 걱정거리가 있는데 지난번에 동생에게 하소연하려다 그 편의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형님께서는 무슨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 있습니까? 혹 저를 쓸 곳이 있다면 저는 비록 죽을지라도 사양하지 않을 것입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전처 진씨가 낳은 맏아들 기는 사람됨이 비록 어지나 유약하여 대사를 세우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후처 채씨가 낳은 작은 아들 자종은 자못 총명합니다. 내가 맏아들을 폐하고 어린 애를 세우고자 하는데 예법에 막히는 것이 두렵고, 맏아들을 세우고자 하면 채씨의 친족들이 모두 군대의 일을 맡고 있어 후에 반드시 난이 일어날 것이니 어찌하리오. 이 때문에 결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예로부터 맏이를 폐하고 어린이를 세우는 것은 어지러움을 취하는 길입니다. 만약 채씨의 권력이 중한 것을 근심하신다면 서서히 깍고, 사랑 빠져 작은 아들을 세워서는 안 됩니다.” 했다. 유표거 말이 없었다. 원래 채 부인은 평소에 유현덕을 의심하여 무릇 유현덕과 유표가 논의함을 만나면 반드시 와서 몰래 들었다. 이 때 바로 병풍 뒤에 있다가 유현덕의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매우 그것을 한하였다.
玄德自知語失,遂起身如廁。因見己身髀肉復生,亦不覺潸然流淚。少頃復入席。表見玄德有淚容,怪問之。玄德長歎曰:「備往常身不離鞍,髀肉皆散;今久不騎,髀裡肉生。日月蹉跎,老將至矣,而功業不建,是以悲耳!」表曰:「吾聞賢弟在許昌,與曹操青梅煮酒,共論英雄;賢弟盡舉當世名士,操皆不許,而獨曰:『天下英雄,惟使君與操耳。』以曹操之權力,猶不敢居吾弟之先,何慮功業不建乎?」玄德乘著酒興,失口答曰:「備若有基本,天下碌碌之輩,誠不足慮也。」表聞言默然。玄德自知失語,託醉而起,歸館舍安歇,後人有詩讚玄德曰:
유현덕은 스스로 말의 실수를 알고 마침내 몸을 일으켜 화장실에 갔다. 자기 몸이 오래 동안 말을 타지 않아 허벅지에 살이 붙은 것을 보고는 또한 눈물이 흐르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조금 지난 후 다시 자리에 돌아갔다. 유표는 유현덕의 얼굴에 눈물이 흐른 자국을 보고는 괴이하여 그것을 물었다. 유현덕이 길게 탄식하며 말하기를 “제가 지난 날 항상 몸이 안장을 떠나지 않아 허벅지 살이 모두 흩어졌는데 지금 오래 동안 말을 타지 않아 넓적다리에 속살이 생겨났습니다. 해와 달을 헛되이 보내고 늙음이 장차 이르는데 공업을 세우지 못하였으니 이 때문에 슬퍼하였을 뿐입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내가 들으니 동생이 허창에 있을 때 조조와 청매주를 증류한 술을 마시며 함께 영웅을 논할 때 동생이 그 시대의 명사를 모두 들었는데 조조는 모두 허여하지 않고, 유독 말하기를 ‘천하의 영웅으로는 오직 사군(유현덕)과 조조뿐입니다.’ 했습니다. 조조의 권력으로서도 오히려 감히 우리 동생의 앞에 있지 못하였는데 어찌 공업이 세워지지 않음을 염려합니까?” 했다. 유현덕이 술기운을 타고 실수로 답하여 말하기를 “제가 만약 터와 근본이 있었다면 천하가 녹녹한 무리들은 진실로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했다. 유표는 말이 없었다. 유현덕이 말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취함을 핑계로 일어나 관사로 돌아가 쉬었다. 후세 사람들이 시를 지어 유현덕을 기려 말하기를
曹公屈指從頭數,天下英雄獨使君。髀肉復生猶感歎,爭教寰宇不三分?
조조가 첫 손가락에 꼽은 천하의 영웅으로는 오직 사군(유현덕)뿐이었다. 넓적다리에 군살생긴 것을 오히려 한탄하고,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겠는가?
卻說劉表聞玄德語,口雖不言,心懷不樂,別了玄德,退入內宅。蔡夫人曰:「適間我於屏後聽得劉備之言,甚輕覷人,足見其有吞併荊州之意。今若不除,必為後患。」表不答,但搖頭而已。蔡氏乃密召蔡瑁入,商議此事。瑁曰:「請先就館舍殺之,然後告知主公。」蔡氏然其言。瑁出,便連夜點軍。
각설하고 유표가 유현덕의 말을 듣고 입으로는 비록 말하지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즐거워하지 않고 유현덕과 헤어져 물러나 안채로 들어갔다. 채 부인이 말하기를 “방금 내가 병풍 뒤에서 유현덕의 말을 들었는데 매우 가볍고 엿보는 사람으로 충분히 형주를 병탄할 뜻이 보였습니다. 지금 만약 제거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환이 될 것입니다.” 했다. 유표가 답하지 않고 다만 머리를 흔들 뿐이었다. 채씨가 곧 비밀리에 채모를 불러 들어오게 하여 이 일을 상의하였다. 채모가 말하기를 “먼저 관사에 나아가 그를 죽인 후 주공에게 고할 것을 청합니다.” 했다. 채씨가 그 말을 그렇다 여겼다. 채모가 나가 그날 밤에 군대를 점검하였다.
卻說玄德在館舍中秉燭而坐,三更以後,方欲就寢。忽一人叩門而入,視之乃伊籍也。原來伊籍探知蔡瑁欲害玄德,特夤夜來報。當下伊籍將蔡瑁之謀,報知玄德,催促玄德速速起身。玄德曰:「未辭景升,如何便去?」籍曰:「公若辭,必遭蔡瑁之害矣。」
각설하고 유현덕은 관사 안에 촛불을 켜고 앉아 있다가 삼경이 지나자 바야흐로 잠자리에 들고자 했다. 홀연히 한 사람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는데 그를 바라보니 곧 이적이었다. 원래 이적은 채모가 유현덕을 해치려는 것을 탐지하고는 특히 깊은 밤에 와서 알린 것이다. 즉각 이적이 채모의 모의를 유현덕에게 보고하여 알리고 유현덕이 속히 몸을 일으킬 것을 재촉하였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경승(유표)을 하직하지 않고, 어떻게 곧 갈수 있겠습니까?”하니 이적이 말하기를 “공이 만약 하직하면 반드시 채모의 해침을 만날 것입니다.” 했다.
玄德乃謝別伊籍,急喚從者,一齊上馬。不待天明,星夜奔回新野。比及蔡瑁領軍到館舍時,玄德已去遠矣。瑁悔恨無及,乃寫詩一首於壁間,逕入見表曰:「劉備有反叛之意,題反詩於壁上,不辭而去矣。」表不信,親詣館舍觀之,果有詩四句。詩曰:
유현덕이 곧 이적에게 감사하고 헤어져 급히 종자를 불러 일제히 말에 몰랐다. 날이 밝기를 기다리지 않고 밤에 달아나 신야에 돌아갔다. 채모가 군대를 이끌고 관사에 이르렀을 때 유현덕은 이미 멀리 간 후였다. 채모가 한탄하였으나 미치지 못하고 이에 시 한 수를 벽 사이에 써 두고 빠르게 들어가 유표를 만나 말하기를 “유현덕이 배반하려는 뜻이 있어 벽에 배반하는 시를 써 놓고 하직인사 없이 갔습니다.” 했다. 유표가 믿지 않고 직접 관사에 나아가 보니 과연 시 네 구가 있었다. 시에
數年徒守困,空對舊山川。龍豈池中物,乘雷欲上天!
여러 해 한갓 곤궁함을 지키다 공연히 옛 산천을 마주하였다. 용이 어찌 못 안에 있겠는가. 우레를 타고 하늘에 오르고 싶구나!
劉表見詩大怒,拔劍言曰:「誓殺此無義之徒!」行數步,猛省曰:「吾與玄德相處許多時,不曾見他作詩,此必外人離間之計也。」遂回步入館舍,用劍尖削去此詩,棄劍上馬。蔡瑁請曰:「軍士已點齊,可就往新野擒劉備。」表曰:「未可造次,容徐圖之。」
유표가 시를 보고 크게 노하여 검을 뽑아 말하기를 “맹세컨대 이 의리없는 무리를 죽일 것이다!”하고는 몇 걸음을 가다가 깊이 반성하고는 말하기를 “나와 유현덕은 함께 한 것이 매우 많았으나 일찍이 시를 짓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반드시 다른 사람이 이간하는 계책이다.”하고는 마침내 걸음을 돌려 관사로 들어가 칼끝을 써서 이 시를 깍아 내고는 검을 버리고 말에 올랐다. 채모가 청하여 말하기를 “군사들을 이미 점검하였으니 신야에 가시면 유현덕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경솔하게 할 수 없고, 천천히 도모할 것이다.” 했다.
蔡瑁見表遲疑不決,乃暗與蔡夫人商議,即日大會眾官於襄陽,就彼處謀之。次日,瑁稟表曰:「近年豐熟,合聚眾官於襄陽,以示撫慰之意。請主公一行。」表曰:「吾近日氣疾作,實不能行。可令二子為主待客。」瑁曰:「公子年幼,恐失於禮節。」表曰:「可往新野請玄德待客。」瑁暗喜正中其計,便差人請玄德赴襄陽。
채모는 유표가 주저하며 결단하지 않자 이에 몰래 채 부인과 상의하여 그날 여러 관리를 크게 양양에 모아 그 곳에 나아갈 것을 모의하였다. 다음 날 채모가 유표에게 아뢰어 말하기를 “몇 해 사이에 풍년이 들어 여러 관리를 양양에 모아 위무의 뜻을 보이려 합니다. 주공께서도 한번 갈 것을 청합니다.” 했다. 유표가 말하기를 “내가 최근에 기질이 들어 진실로 갈 수 없다. 두 아들로 하여금 가서 주인이 되어 손님을 대접하게 할 것이다.” 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공자는 나이가 어려서 예절에 실수 가 있을까 두렵습니다.”하니 유표가 말하기를 “신야에 가서 유현덕으로 하여금 손님을 대접하도록 청하라.”했다. 채모가 마음속으로 그 계책이 적중하였음을 기뻐하며 곧 사람을 보내 유현덕이 양양에 올 것을 청하였다.
卻說玄德奔回新野,自知失言取禍,未對眾人言之。忽使者至,請赴襄陽。孫乾曰:「昨見主公匆匆而回,意甚不樂。愚意度之,在荊州必有事故。今忽請赴會,不可輕往。」玄德方將前項事訴與諸人。雲長曰:「兄自疑心語失。劉荊州並無嗔責之意。外人之言,未可輕信。襄陽離此不遠,若不去,則荊州反生疑矣。」玄德曰:「雲長之言是也。」張飛曰:「筵無好筵,會無好會,不如休去。」趙雲曰:「某將馬步軍三百人同往,可保主公無事。」玄德曰:「如此甚好。」
각설하고 유현덕은 달아나 신야에 돌아간 후 말실수가 화를 불렀음을 알고는 여러 사람에게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홀연히 사자가 이르러 양양에 올 것을 청하였다. 손건이 말하기를 “지난번에 주공께서 황급히 돌아오시기에 매우 즐겁지 않으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어리석은 생각에 헤아려보니 형주에서 반드시 일이 있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금 갑자기 와서 만날 것을 청하니 가벼이 가서는 안 됩니다.” 했다. 유현덕이 비로소 앞에 있었던 일을 여러 사람에게 말하였다. 관운장이 말하기를 “형님이 스스로 말실수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유표가 성내어 질책하는 뜻이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가벼이 믿어서는 안 됩니다. 양양은 여기에서 떨어짐이 멀지 않으니 만약 가지 않는다면 곧 형주가 도리어 의심할 것입니다.”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관운장의 말이 옳다.” 했다. 장비가 말하기를 “술자리치고 좋은 술자리가 없고, 만남은 좋은 만남이 없으니 가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했다. 조자룡이 말하기를 “제가 기병과 보병 삼백 명을 거느리고 같이 가면 주공을 일없이 보호할 수 있습니다.”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이것이 매우 좋은 것 같다.” 했다.
遂與趙雲即日赴襄陽。蔡瑁出郭迎接,意甚謙謹。隨後劉琦、劉琮二子,引一班文武官僚出迎。玄德見二公子俱在,並不疑忌。是日請玄德於館舍暫歇。趙雲引三百軍圍繞保護。雲披甲挂劍,行坐不離左右。劉琦告玄德曰:「父親氣疾作,不能行動,特請叔父待客,撫勸各處守牧之官。」玄德曰:「吾本不敢當此,既有兄命,不敢不從。」
마침내 조자룡과 그날 양양에 갔다. 채모가 성곽을 나와 영접하였는데 뜻이 매우 겸손하고, 삼하였다. 뒤를 따라 유기, 유종 두 아들이 한 무리의 문관과 무관을 이끌고 나와 맞이하였다. 유현덕이 두 공자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아울러 의심하고 꺼리지 않았다. 유현덕에게 관사에서 쉴 것을 청하였다. 조자룡이 샘백 명의 군대를 이끌고 둘러싸고 보호하였다. 조자룡이 갑옷을 입은 채 검을 차고 가고 앉아 있을 때도 좌우를 떠나지 않았다. 유기가 유현덕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아버지는 기질이 일어나 행동할 수 없어 특별히 숙부를 청하여 객을 접대하게 하고 각 곳의 지방 관리를 위로하고 권면하게 하였습니다.”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내가 본래 이를 감당할 수 없는데 이미 형님의 명이 있으니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했다.
次日,人報九郡四十二州官員,俱已到齊。蔡瑁預請蒯越計議曰:「劉備世之梟雄,久留於此,後必為害;可就今日除之。」越曰:「恐失士民之望。」瑁曰:「吾已密領劉荊州言語在此。」越曰:「既如此,可預作準備。」瑁曰:「東門峴山大路,已使吾弟蔡和引軍守把;南門外己使蔡中守把;北門外已使蔡勳守把。止有西門不必守把──前有檀溪阻隔,雖數萬之眾,不易過也。」越曰:「吾見趙雲行坐不離玄德,恐難下手。」瑁曰:「吾伏五百軍在城內準備。」越曰:「可使文聘、王威二人另設一席於外廳,以侍武將。先請住趙雲,然後可行事。」
다음 날 사람이 아홉 개 군과 열 두 개의 주군의 관원이 모두 이미 도착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채모가 미리 괴월을 청하여 계책을 의논하여 말하기를 “유현덕은 세상의 효웅으로 오래 동안 여기에 머물게 하면 후에 반드시 해가 될 것입니다. 오늘 제거하는 것이 옳습니다.”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사민의 신망을 잃을까 두렵습니다.”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내가 이미 비밀리에 유표의 명을 받았고, 그 말이 여기에 있습니다.”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이미 이 같으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동문 현산의 큰 길은 이미 내 동생 채화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지키게 하였고, 남문 밖은 이미 채중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고, 북문 밖은 이미 채훈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습니다. 다만 서문만은 지킬 필요가 없으니 앞에 단계가 막히고 간격이 있어 비록 수만의 무리가 있어도 쉽게 지날 수 없습니다.” 했다. 괴월이 말하기를 “내가 보니 조자룡이 가거나 앉아 있을 때도 유현덕을 떠나지 않으니 손을 쓰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했다. 채모가 말하기를 “내가 오백 명의 군대를 성 안에 매복시켜 준비해 두었습니다.”하니 괴월이 말하기를 “문빙과 왕위 두 사람으로 하여금 따로 외청에 한 자리를 베풀어 무장을 모시게 하였습니다. 먼저 조자룡을 청하여 머물게 한 후에야 일을 행할 수 있습니다.” 했다.
瑁從其言。當日殺牛宰馬,大張筵席。玄德乘的盧馬至州衙,命牽入後園擐繫。眾官皆至堂中。玄德主席,二公子兩邊分坐,其餘各依次而坐。趙雲帶劍立於玄德之側。文聘、王威入請趙雲赴席。雲推辭不去。玄德令雲就席,雲勉強應命而出。蔡瑁在外收拾得鐵桶相似,將玄德帶來三百軍,都遣歸館舍,只待半酣,號起下手。
채모가 그 말을 따랐다. 그날 소와 말을 잡고 크게 자리를 베풀었다. 유현덕은 적로마를 타고 주의 관청에 이르러 말을 후원에 끌고 가 매어 두게 하였다. 여러 관리들이 모두 당 안에 이르렀다. 유현덕이 주인의 자리에 앉고, 두 공자는 양 쪽에 나누어 앉고, 그 나머지는 각기 차례에 의하여 앉았다. 조자룡은 유현덕의 옆에 섰다. 문빙과 왕위가 조자룡을 청하여 자리에 나아가게 하였다. 조자룡이 사양하고 가지 않았다. 유현덕이 조자룡에게 자리에 가라 하자 조자룡이 마지못해 명을 다라 나갔다. 채모는 밖에서 수습하고 있었는데 쇠통과 서로 비슷하였고, 유현덕이 데리고 온 군사 삼백 명에게도 모두 관사에 돌아가게 하고, 술이 반쯤 취하자 손을 쓸 신호 올리는 것을 기다리게 하였다.
酒至三巡,伊籍起把盞,至玄德前,以目視玄德,低聲謂曰:「請更衣。」玄德會意,即起如廁。伊籍把盞畢,疾入後園,接著玄德,附耳報曰:「蔡瑁設計害君,城外東、南、北三處,皆有軍馬守把。惟西門可走,公宜急逃!」玄德大驚,急解的盧馬,開後園門牽出,飛身上馬,不顧從者,匹馬望西門而走。門吏問之,玄德不答,加鞭而出。門吏當之不住,飛報蔡瑁。瑁即上馬,引五百軍隨後追趕。
술이 세 번 돌자 이적이 잔을 잡고 일어나 유현덕의 앞에 이르러 눈으로서 유현덕을 보면서 작은 소리로 일러 말하기를 “화장실에 가실 것을 청합니다.” 했다. 유현덕이 뜻을 미루어 알고 곧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이적이 잔을 권하기를 마치고 재빨리 후원에 들어가 유현덕을 가까이하여 귓속말로 보고하여 말하기를 “채모가 계책을 베풀어 그대를 해치려하는데 성 밖의 동쪽, 남쪽, 북쪽 세 곳은 모두 모두 군마가 지키고 있습니다. 오직 서문만 달아날 수 있으니 공은 마땅히 급히 도망하십시오.” 했다. 유현덕이 크게 놀라 급히 적로마를 풀어 후원의 문을 열고 끌고 나와 날듯이 말에 올라 따르는 자를 돌아보지 않고 필마로 서문을 바라보고 달렸다. 문지기가 물었으나 유현덕은 답하지 고 채찍을 치며 나갔다. 문지기가 막지 못하고 날듯이 채모에게 보고하였다. 채모가 곧 말에 올라 오백 명의 군대를 이끌고 뒤를 따라 쫓아갔다.
卻說玄德撞出西門,行無數里,前有大溪,攔住去路。那檀溪闊數丈,水通襄江,其波甚緊。玄德到溪邊,見不可渡,勒馬再回,遙望城西塵頭大起,追兵將至。玄德曰:「今番死矣!」遂回馬到溪邊。回頭看時,追兵已近。玄德著慌,縱馬下溪。行不數步,馬前蹄忽陷,浸濕衣袍。玄德乃加鞭大呼曰:「的盧!的盧!今日妨吾!」言畢,那馬忽從水中湧身而起,一躍三丈,飛上西岸。
각설하고 유현덕이 서문을 치고 나간 지 몇 리 되지 않았는데 앞에 큰 시내가 있어 가는 길을 막았다. 단계는 너비가 수 장으로 물이 양강에 통하고 그 물결은 매우 거칠었다. 유현덕이 시내 가에 이르러 건널 수 없는 것을 보고는 말 고비를 당겨 두 번 돌면서 멀리 성의 서쪽에서 먼지가 크게 일고 추격하는 군대가 장차 이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이번에는 죽겠구나!”하고는 마침내 말을 돌려 시내 가에 이르렀다. 머리를 돌려 때를 보니 추격하는 군대가 이미 가까워졌다. 유현덕이 허둥대면서 말을 달려 시내에 내려갔다. 간지 몇 걸음가지 않아 말의 앞발굽이 갑자기 빠지면서 옷이 젖었다. 유현덕이 이에 채찍을 치면서 크게 부를짖어 말하기를 “적노야! 적노야! 오늘 나를 해치려 하는가!”했다. 말을 마치자 말이 홀연히 물속에서 몸을 솟구쳐 일어나 한 번에 삼장을 뛰어 날 듯이 서쪽 언덕에 올랐다.
玄德如從雲霧中起。後來蘇學士有古風一篇,單詠劉玄德躍馬檀溪事。詩曰: 유현덕이 마치 구름과 안개 속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았다. 후세에 소학사의 고풍 일편이 있는데 유현덕이 말을 단계를 뛰어 넘은 일을 읊은 것이다. 시는
老去花殘春日暮,宦遊偶至檀溪路;停騶遙望獨徘徊,眼前零落飄紅絮。暗想咸陽火德衰,龍爭虎鬥交相持。襄陽會上王孫飲,坐中玄德身將危。逃生獨出西門道,背後追兵復將到。一川煙水漲檀溪,急叱征騎往前跳。馬蹄踏碎青玻璃,天風響處金鞭揮。耳畔但聞千騎走,波中忽見雙龍飛。西川獨霸真英主,坐下龍駒兩相遇。檀溪溪水自東流,龍駒英主今何處?臨流三歎心欲酸,斜陽寂寂照空山。三分鼎足渾如夢,蹤跡空留在世間。
나이 먹어 늙어 가는데 꽃 지고, 봄은 저무는데/벼슬 찿아 떠돌다 우연히 단계 길에 이르렀다. 말 세우고 홀로 배회하다 멀리 바라보니/눈앞에 표표히 붉은 버들 꽃 떨어진다./속으로 생각하니 함양의 화덕이 쇠하여/용과 범이 싸우며 서로 대치하였다./양양의 모임에서 왕손들이 술을 마시고/자리의 유현덕의 몸에는 위태로움이 닥쳤다./도망하여 홀로 서문 길을 나왔는데/등 뒤에 추격군이 다시 이르려하네/한 줄기 단계에는 물안개 자욱한데/급박하게 소리치며 말을 타고 가 앞으로 뛰어 올랐다/말발굽은 푸른 유리 밟아 깨트리고/높이 부는 바람 가르듯 금 채찍 휘두른다./귀전에는 단지 천 마리 말이 달리는 소리만 들리고/물결 속에서 홀연히 두 마리 용이 날았다./서천을 홀로 차지한 진정한 영주가 준마에 올라타고 둘이 서로 만났다./단계의 시내 물은 동쪽으로 흐르는데/준마와 영주는 어디에 있는가?/흐르는 물을 대하여 탄식하니 마음만 비통 하고/지는 해는 쓸쓸이 빈산만 비춘다./셋으로 나누어 솥발처럼 하려던 일은 꿈만 같고/자취만 헛되이 세상에 남았다./
玄德躍過溪西,顧望東岸.蔡瑁已引軍趕到溪邊,大叫:「使君何故逃席而去?」玄德曰:「吾與汝無讎,何故欲相害?」瑁曰:「吾並無此心,使君休聽人言。」玄德見瑁手將拈弓取箭,乃急撥馬望西南而去。瑁謂左右曰:「是何神助也!」方欲收軍回城,只見西門內趙雲引三百軍趕來。正是:躍去龍駒能救主,追來虎將欲誅讎。未知蔡瑁性命如何,且看下文分解。
유현덕이 시내 서쪽에 뛰어 넘어가 동쪽 언덕을 돌아보니 채모가 이미 군대를 이끌고 쫓아와 시내 가에 이르러 크게 고함치기를 “사군(유현덕)께서는 무엇 때문에 자리를 도망하여 갑니까?” 했다. 유현덕이 말하기를 “나와 너는 원수 진 일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해치려 하는가?”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나는 이 마음이 없으니 사군(유현덕)께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마십시오.” 했다. 유현덕은 채모가 손에 활을 잡고 화살을 거는 것을 바라보고는 이에 급히 말을 달려 서남쪽을 바라보면서 갔다. 채모가 좌우에 일러 말하기를 “이것은 신의 도움일 것이다!” 하고는 바야흐로 군대를 거두어 성으로 돌아가려는데 서문 안에서 조자룡이 군대 삼백 명을 이끌고 쫓아오는 것을 보았다. 바로 이러하다. 준마는 뛰어가 주인을 구하였고, 쫓아오는 범 같은 장수는 원수를 죽이려한다. 채모의 목숨이 어떻게 될지 말지 못하겠구나. 또 아래 글에서 나누어 풀어보자.
'삼국연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36회 유현덕은 계책을 써서 번성을 습격하고, 원직(단복:서서)은 말을 달리며 제갈량을 추천하다. (0) | 2020.06.05 |
---|---|
제35회 유현덕은 남장에서 은둔자를 만나고, 단복은 신야에서 영명한 주인을 만나다. (0) | 2020.06.02 |
제32회 기주를 빼앗은 원상이 예기를 다투고, 허유가 장하를 트는 계책을 올리다. (0) | 2020.05.14 |
제31회 조조는 창정에서 본초(원소)를 깨트리고, 유현덕은 형주 유표에게 의지하다. (0) | 2020.05.11 |
제30회 관도에서 싸워 본초(원소)는 패하고, 오소를 기습하여 맹덕(조조)이 식량을 불태우다. (0) | 2020.05.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