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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격황소서

by 최인표 2024. 6. 8.

黃巢書

황소에게 보낸 격문

崔致遠

 

廣明二年七月八日諸道都統檢校太尉某告黃巢夫守正修常曰道臨危制變曰權智者成之於順時愚者敗之於逆理然則雖百年繫命生死難期而萬事主心是非可辨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軍政則先惠後誅將期剋復上京固且敷陳大信敬承嘉諭用戢奸謀且汝素是遐甿爲勍偶因乘勢輒敢亂常遂乃包藏禍心弄神器侵凌城闕穢黷宮闈旣當罪極滔天必見敗深塗地唐虞已降苗扈弗賓無良無賴之徒不義不忠之輩爾曹所作何代而無

광명 2(881, 헌강왕12) 78일 제도 도통 검교 태위 아무개가 황소에게 알린다. 대저 바름(정도를)을 지키고 떳떳함을 닦는 것을 라 하고, 위태로움에 임하여 변화를 제재(변통)하는 것을 이라 한다. 지혜로운 자는 때를 (따르는) 것으로서 이루고, 어리석은 자는 이치를 거슬러 그것을 무너뜨린다. 그러한 즉 비록 백년의 일생일지라도 생사를 기약하기는 어렵고, 모든 일들은 마음을 위주로 하니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다. 지금 우리 王師(왕의 군대)는 곧 정벌을 하면 싸움을 함이 없어도 이기고, 군정으로는 곧 은혜를 먼저하고 죽임을 뒤로한다. 장차 上京을 수복할 것을 기약하였으니 진실로 또한 큰 믿음을 펴려 하니 타이르는 말을 공경히 받들어 간사한 꾀를 거두라. 또한 너는 본래 이 멀리 있는 (변방의) 백성으로 갑자기 굳세게 대적하여 우연히 형세를 타고 문득 감히 떳떳함을(사람이 지켜야할 떳떳한 도리를) 어지럽혔다. 마침내 재앙의 마음을 품고 몰래 神器(임금의 자리)를 희롱하고, 도성과 대궐을 침범하여 욕보이고, 대궐을 더럽힌 것은 그 죄가 높은 하늘 끝까지 퍼졌으니 반드시 무너져 (간과 뇌를) 땅에 깊이 칠하게 될 것이 다. ! 唐虞(요순)이래로 묘와 호의 제후가 예로 공경하지 않아 토벌된 이래로 불량한 무뢰배들과 의롭지 않고, 불충한 무리들이 나왔다. 네가 짓는 바 같은 것이 어느시대인들 없었겠는가?

 

遠則有劉曜王敦覬覦晉室近則有祿山朱泚吠噪皇家彼皆或手握強兵或身居重任叱吒則雷奔電走喧呼則霧塞煙橫然猶暫逞奸圖終殲醜類日輪闊輾豈縱妖氛天綱高懸必除兇族況汝出自閭之末起於隴畝之間以焚劫爲良謀以殺傷爲急務有大愆可以擢髮無小善可以贖身不唯天下之人皆思顯戮抑亦地中之鬼已議陰誅縱饒假氣遊魂早合亡神奪魄

멀리는 유요와 왕돈이 분수에 넘치는 야심으로 나라를 엿보았고, 가깝게는 곧 안록산과 주자가 개처럼 皇家(皇室)에 떠들썩하게 짖었다. 그들은 모두 혹은 강한 군대를 손에 잡았고, 혹은 몸으로 重任을 맡기도 하였다. (그러나)질책하고 꾸짖으면 곧 우레와 번개가 치달리는 듯하고, 시끄럽게 떠들며 부르면 곧 안개가 막고, 연기가 가득 찬 듯하여 잠깐 동안 간사한 도모가 통하는 듯하였으나, 끝내는 추한 무리들이 모두 멸망하였다. 햇빛이 널리 비추었으니 어찌 요사스러운 기운을 그냥 두겠는가? 하늘의 그물이 높이 걸렸으니 반드시 흉한 족속이 제거될 것이다. 하물며 네가 마을의 끝(평민)에서 나오고, 농민(평민)의 사이에서 일어나 불사르고 겁을 주는 것으로서 좋은 꾀로 여겼고, 죽이고 다치게 하는 것으로서 급한 일로 삼음에 있어서랴! 큰 허물이 머리털을 뽑아 세는 것처럼 많아 작은 선으로는 속죄할 수 없다.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너를 죽여 드러낼 것을 생각할 뿐만 아니라 또한 땅 속의 귀신이 이미 몰래 죽일 것을 의논하였다. 설사 잠시 기운을 빌려 이승을 떠도지만 조만간 을 잃고 넋을 빼앗길 것이다.

 

凡爲人事莫若自知吾不妄言汝須審聽比者我國家德深含垢恩重棄瑕授爾節旄寄爾方鎭爾猶自懷鴆毒不斂梟聲動則齧行唯吠主乃至身負玄化兵纏紫微公侯則犇竄危途警蹕則巡遊遠地不能早歸德義但養頑兇斯則聖上於汝有赦罪之恩汝則於國有辜恩之罪必當死亡無日何不畏懼于天況周鼎非發問之端漢宮豈偸安之所不知爾意終欲奚爲

무릇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은 스스로 아는 것보다 나음이 없다. 내가 망녕되이 말하지 않으니 너는 반드시 자세하게 들으라. 최근에 우리나라의 덕이 깊어 더러운 것을 참고 은혜를 중히 여기며 하자를 버리고 너에게 부절의 깃발을 주어 方鎭을 맡겼다. (그런데도)너는 오히려 스스로 짐새의 덕을 품고, 올빼미 소리를 거두지 않고, 움직이면 곧 사람을 깨물었고, 행하는 것은 오직 주인을 향해 짖는 것이었다. 마침내 몸으로 오묘한 교화를 배반하고, 군대로 자미(북극성)를 얽으니 들이 곧 위태로운 길을 쥐새끼처럼 달아나 숨었고, 황제는 멀리 있는 땅에 돌아다니게 하였다. 일찍이 덕과 의리에 돌아오지 않고, 다만 완악하고 흉한 것만 길렀다. 이는 곧 성상(황제)께서 너에게 죄를 용서하는 은혜를 베풀었지만 너에게는 곧 나라의 은혜를 저버리는 죄가 있으니 반드시 죽음이 임박하였음이 마땅하다. 어찌하여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하물며 주나라 솥을 물어볼 실마리가 아님에 있어서랴! 한나라 궁전이 어찌 편안함을 훔치는 곳이겠는가? 네가 끝내 어떻게 하려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너는 들어보지 못하였는가?

 

汝不聽乎道德經云飄風不終朝驟雨不終日天地尙不能久而況於人乎又不聽乎春秋傳曰天之假助不善非祚之也厚其凶惡而降之罰今汝藏奸匿暴惡積禍盈危以自安迷以不復所謂燕巢幕上漫恣騫飛魚戲鼎中卽看燋爛

너는 들어보지 못하였는가? 도덕경에 이르기를 표풍(폭풍)은 아침을 넘기지 못하고, 驟雨(소나기)는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하늘과 땅도 오히려 오래할 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했고, 또 들어보지 못하였는가? 춘추전에 말하기를 하늘이 선하지 않음을 잠시 돕는 것은 복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 흉악함을 두텁게 하여 벌을 내리려는 것이다. 지금 너는 간악함과 사나움을 숨기고 악을 쌓아 화를 채웠으며, 위태로움을 스스로 편안히 여겨 미혹함에서 돌아오지 않으니 이른 바 제비가 장막 위에 둥지를 틀고 겅중겅중 나는 것이요, 물고기가 솥 안에서 노닐다 그을려 문드러지는 것을 볼 것이다.

 

我緝熙雄略糾合諸軍猛將雲飛勇士雨集高旌大旆圍將楚塞之風戰艦樓船塞斷吳江之浪陶太尉銳於破敵楊司空嚴可稱神旁眺八維橫行萬里旣謂廣張烈火彼鴻毛何殊高擧泰山壓其鳥卵

내가 빛나는 웅대한 계략을 모으고, 여러 군사를 합하니 용맹스러운 장수가 구름처럼 날고, 용감한 구사들이 비처럼 모이고, 높은 깃발과 일월의 날아오르는 용과 날아내려 오는 용을 그린 큰 깃발이 초나라 변방의 바람을 에워싸고, 전함과 누선이 오나라 장강의 물결을 막고 끊어지게 하였다. 도 태위(東晉 도간)처럼 적을 깨트리는데 날래고, 양사공(수나라 양소)처럼 함이 신을 일컬을만하여 옆으로 팔방을 돌아보고 만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이미 타오르는 불을 널리 펴서 저 기러기 털을 태웠으니 어찌 높이 태산을 들어 그 새알을 누르는 것과 다르겠는가?

 

卽日金神御節水伯迎師商風助肅殺之威晨露滌昏煩之氣波濤旣息道路卽通當解纜於石頭孫權後殿佇落帆於峴首杜預前驅收復京都剋期旬朔但以好生惡殺上帝深仁屈法申恩大朝令典討官賊者不懷私忿諭迷途者固在直言飛吾折簡之詞解爾倒懸之急汝其無成膠柱早學見機善自爲謀過而能改若願分茅列土開國承家免身首之橫分得功名之卓立無取信於面友可傳榮於耳孫此非兒女子所知實乃大丈夫之事早須相報無用見疑我命戴皇天信資白水必須言發響應不可恩多怨深

곧 금신(가을의 신)이 계절을 맡았고, 물의 신이 군대를 맞이하였으며, 가을바람이 죽임의 위엄을 돕는다. 아침이슬이 어둡고 번거로운 기운을 씻어주고 파도가 잠잠해지고 도로가 통하였다. 석두성에서 닻을 올리면 손권이 뒤를 담당할 것이요, 현수산에서 돛을 내리면 두예가 앞에서 말을 몰 것이다. 경도(서울을)를 수복하는 것은 기일을 넘겨도 한 달이면 될 것이다. 다만 살리는 것을 좋아하고, 죽이는 것을 미워하는 것은 상제의 깊은 이고, 법을 굽혀 은혜를 펴는 것은 국가의 아름다운 제도이다. 관리로(국가가) 적을 성토하는 자는 사사로운 분노를 품지 않아야 하고, 길을 잃은 자를 깨우치는 것은 진실로 곧은 말에 달려있다. 내가 둘로 접은 편지의 말을 날려 네가 거꾸로 매달린 급함을 풀어 주려하니 너는 융통성 없이 하지 말고 빨리 기미 보는 것을 배워 스스로 잘 도모하면 허물을 고칠 수 있다. 만약 집을 나누고 땅을 쪼개 받아(제후가 되어 땅을 분봉받아) 나라를 열고 가문을 계승하기를 원하기만 한다면 몸과 머리가 가로로 나뉘는 것을 면하고, 공과 명예가 우뚝 서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친 한척 하는 벗에게서 믿음을 취하지 말아야 영예를 먼 후선에게 전할 수 있다. 이는 아녀자가 알바가 아니라 진실로 대장부의 일이다. 하루빨리 서로 보고하여 의심받을 일을 쓰지 말라. 내가 황천의 명을 받들고 백수에 맹서를 하였으니 반드시 말을 하면 메아리처럼 반응할 것이니 은혜를 원망으로 갚아서는 안 될 것이다.

 

或若狂走所牽酣眠未寤猶將拒轍固欲守株則乃批熊拉豹之師一麾撲滅烏合鴟張之衆四散分飛身爲齊斧之膏骨作戎車之粉妻兒被戮宗族見誅想當燃腹之時必恐噬臍不及爾須酌量進退分別否臧與其叛而滅亡曷若順而榮貴但所望者必能致之勉尋壯士之規立期豹變無執愚夫之慮坐守狐疑某告(桂苑筆耕集卷第十一, 檄書)

혹 만약 미친 듯이 달리는 이에게 끌려 다닌다면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고, (사마귀가)수레 바퀴를 막으려는 것과 같다. 진실로 그루터기를 지키며(토끼를 기다리려) 한다면 곧 곰을 때리고 표범을 당기는 군사를 한 번 지휘하여 쳐서 없앨 것이다. 까마귀처럼 모이고, 솔개처럼 날뛰는 무리는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하게 될 것이다. (너의) 몸은 도끼의 날을 기름칠하고, 뼈는 전투용 수레 밑에서 가루가 될 것이며, 아내와 아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종족이 베임을 당할 것이다. 배꼽에 불이 켜지는 때를 당하여 반드시 배꼽을 물어뜯어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너는 반드시 나아가고 물러남을 헤아리고, 선악을 분별하여야 할 것이다. 그 배반한 이들과 함께 멸망하는 것이 어찌 순히하여(따라서) 영예롭고 귀하게 되는 것 같겠는가? 다만 바라는 바는 반드시 이를 수 있을 것이니 힘써 장사의 법을 찾아 표범처럼 변할 것이요, 어리석은 남자의 견해에 집착하여 여우처럼 의심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아무개()가 알린다. (《계원필경집권제11, 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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